대표는 왜 늘 외롭고, 조직은 왜 쉽게 지치는가?

광야의 길을 걷고 있는 대표님들을 위해

by 차향노트

대표는 왜 늘 외롭고,

조직은 왜 쉽게 지치는가?


사업을 오래 하다 보면 누구나 같은 벽을 만난다. 대표는 점점 외로워지고, 조직은 점점 빨리 지친다. 이건 대표나 직원 개인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회사가 망하지 않고 롱런 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체력'이 중요한데, 그런 관점에서 대표가 외로운 이유, 조직이 쉽게 지치는 이유를 짚어보자.



대표가 외로운 이유

: 모든 결정의 무게가 대표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대표는 늘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일한다. 직원은 자신의 영역만 보지만, 대표는 전체를 본다. 전체를 본다는 건 곧 모든 손익, 모든 리스크, 모든 판단이 자신을 향한다는 의미이다. 직원은 실패하면 보고로 끝나지만, 대표는 실패하면 책임이 남고, 비용이 남고, 조직 전체에 영향을 주는 후폭풍이 남는다. 이 긴장감이 대표를 외롭게 만든다. 누구와도 완전하게 나눌 수 없는 무게. 그래서 대표는 늘 '판단의 고독'을 견뎌야 한다.


사업 초기에 이 무게를 견디기 힘들어 매일 술에 의지하기도 했고, 담배로 고독한 판단의 시간을 메꾸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철야의 시간에 뒷목으로 올라오는 단단함을 느꼈다. '아, 이러다 뒷목 잡고 쓰러지는구나.' 생각에 23년 간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 술도 몇 년 전에 완전히 끊었다. 대표가 건강해야 건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고, 그래야 회사가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아주 잘 한 결정이었다.



조직이 쉽게 지치는 이유

: 구조가 사람의 체력을 깎기 때문이다.


사람이 지치는 건 일이 많아서가 아니다. 대부분은 일 자체보다 일을 둘러싼 사람 간의 관계와 구조에 지친다. 기준이 없어 매번 방식이 바뀌거나, 의사결정이 늦어 불필요한 대기가 생기거나, 같은 문제를 반복 처리하거나, 담당이 바뀔 때마다 일이 끊기거나, 리더가 방향을 자주 바꾸면 조직은 금방 번아웃 된다. 즉, 일 자체 보다 일하는 방식, 구조가 사람을 지치게 한다. 좋은 시스템은 구성원을 보호하지만, 나쁜 시스템은 체력을 소모시킨다.


우리 회사에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두 가지 중요한 키워드가 있다. '업무표준'과 '핵심업무 집중'이 그것이다. 같은 일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함으로써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줄이고, 서로 약속된 프로세스 내에서 일을 효율적으로 하도록 노력한다. 물론, 내 맘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다들 노력하고 있다. 자체 개발해서 고객에게 서비스 하는 CRM을 내부 업무포털(HUB)로 활용하는데, 그 안에서 대부분의 정보와 흐름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대면미팅은 '15분 이슈 체크' 방식으로 미팅 시간을 최소화 하고 있다.



해결책은 '마음가짐'이 아니라

'경영구조 재설계'에서 찾아야 한다.


시작하는 대표는 보통 '착한 사장'이 많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하고, '내가 더 잘 챙겨야지, 내가 더 강해져야지' 같은 다짐을 자주 하게 된다.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직원들을 챙긴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다짐이나 배려 보다 '일하는 구조를 제대로 설계 하는 것'이 본질적이고 효과적이다.


우리는 회식이 없다. 단 하나, '행복경영위원회'라는 구성원 자체 문화활동 조직이 매 달 한번씩 체육활동과 회식을 한다. 회사에서는 연간 예산을 지원할 뿐 대표와 임원은 참석하지 않는다. '아주발랄팀'이라는 명칭으로 활동하며, 사업지원팀에서 팀장을 겸임한다. '아주발랄팀'은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모든 활동이 팀에 위임 되어 있다.


대표는 가능한 권한을 위임하고,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된다. 의사결정 구조를 분산하고, 시스템을 기반으로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공유할 수 있게 하며, 보고와 소통방식이 명확해지도록 가이드 하면 된다. 조직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핵심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더욱 필요하다.



외로움과 번아웃?

'일 하는 구조'로 해결하자.


대표가 할 일은 구성원들과 다르다.

대표가 할 일이 있다. 방향을 정하고, 사람과 시스템에 투자하고, 의사결정의 기준을 만들고, 위기에서 먼저 책임진다. 대표가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있다. 세부 실행을 직접 통제하거나 감정으로 문제를 덮거나, 불명확한 지시로 혼란을 만들거나 모든 결정을 혼자 독점하는 것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줄이는 순간 대표의 외로움도 줄고, 조직의 피로도는 낮아진다.


퇴근하는 직원을 붙잡는다고 대표의 고독이 줄어들지 않는다. 회식 자리에서 소주 한 잔으로 조직의 번아웃이 막아지지 않는다. 제대로 된 시스템으로 일 하는 구조를 정비하자. 대표와 조직 모두 체력을 잃지 않도록 일 하는 구조를 제대로 만들면 회사 망할 가능성이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


내 생각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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