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을 바꾸자
사회생활을 영업으로 시작했다. 여러 업종의 회사에서 영업을 경험하고, 창업 이후에도 영업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으니 근 30년은 영업 현장에 있는 셈이다.
"영업은 숫자가 인격이다."
영업 초보 시절, 사수에게 자주 들었던 말이다. 영업은 자신의 생산성을 계약, 매출, 이익 같은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그 숫자가 영업으로서 나를 증명하는 지표다. 그 숫자와 매일 싸워야 하는 것이 영업의 숙명이고, 그 지표로 자신의 가치도 결정된다.
영업의 시작은 '리드 발굴'이다. 구매할 고객을 발굴하는 것. 영업은 매달 목표 달성을 위해 리드 발굴과 계약을 반복해야 한다. (리드 발굴 만큼 중요한 것이 '계약 전환율'이다.)
영업은 리드 발굴과 수월한 계약을 위해 그물망 같은 인간관계를 만든다. 한 사람 뒤에는 내가 모르는 다섯 사람이 있고, 그 다섯 사람 뒤에 또다른 각각의 다섯 사람이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을 만날 때 125명의 가능성을 보고 만난다. 이 사실을 잘 아는 영업이라면 절대로 작은 관계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만나야 Deal이 된다."
요즘은 좀 다를 수 있지만, 예전엔 '고객 만남'은 필수였다. 고객과의 대면 미팅(정확히는 '사적인 만남')이 없이는 계약도 없었다. 만나서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코드를 맞추고, 계약으로 가는 지름길을 만들었다. 고객의 취향에 따라 그 지름길은 때론 당구장에서, 때론 술 자리에서, 때론 골프장에서 만들어진다. 당시 새롭게 선보였던 '패드'나 '최신 노트북'은 지름길로 가는 하이패스였다.
이런 활동은 가벼우면 '친교', 무거우면 '접대'다. 나 역시 그런 영업시절이 있었다. 접대의 횟수와 금액이 목표 달성을 좌우하던 시절. 매출이 늘면 ‘접대를 잘해서’ 그렇고, 줄면 ‘요즘 고객 안 만나?’라는 말을 들었다. 그 물음 속에는 ‘관계는 접대에서 시작된다’는 당시의 진리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안맞는 옷 입고 있느라 힘든 시절이었다.
접대, 쎈 놈이 이긴다.
직장인이던 시절엔 나도 그 상식을 의심하지 않았다. 식사 몇 번이면 서먹함이 풀리고, 질펀한 저녁 술자리 한 번이면 만남의 급이 달라지고, 골프라도 치면 뭔가 비밀스러운 ‘형님, 동생’이 되는 식의 관계 형성이 참 쉬웠다. 때로는 지나치게 쉬워서 불안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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