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펜션 입퇴실 제안

by 차향노트

4시 입실. 11시 퇴실.


나의 여행은 대부분 마당이 있는 펜션을 찾는다. 여유롭게 차 한 잔 하고, 마당을 거니는 시간이 최고의 휴식이다. 때로는 툇마루가 있는 한옥형 펜션도 여유롭다. 툇마루에 앉아 비내리는 마당을 바라보는 여유. 그 시간을 즐기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내 기억에 예전의 숙소들은 2시 입실, 12시 퇴실이었다. 2시간은 청소해야 할 테니 그러려니 했다. 요즘은 4시 입실, 11시 퇴실이 기본이다. 생각해 보면 1박 2일이 아니라 체감상 '0.6박쯤' 된다. 주인 입장에서 청소 시간 확보는 이해한다. 하지만 그 시간을 5시간이나 챙겨두는 것은 고객에 대한 배려가 아니지 않나.


4시에 입실해 짐 풀고 잠깐 숨 돌리고 나면 이미 해는 어두워져 있다. 마당을 밟기도 전에 이미 하늘이 어둡다. 숙소에서의 여유로운 오후는 보장 받지 못한다. 아침 역시 마찬가지다. 여행은 늦잠이 맛인데 11시에 퇴실하려면, 일어나 아침 먹고 짐 정리와 쓰레기 등 뒷정리하느라 정신없다. 아침의 여유로움 역시 보장 받지 못한다. 숙소에서 누릴 감성은 생각보다 짧다.


"몸이 안좋아 일찍 들어가 쉬었으면 합니다. 혹시 2시 입실 가능할까요?"


얼마 전 여행에서는 주인의 이해로 2시에 입실했다. 덕분에 제주도에서 가장 좋아하는 펜션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주인의 배려는 다음 휴가를 위한 재방문 예약으로 이어졌다.


숙박업의 경쟁력은 체류 만족도 아닐까? 숙소에 머무는 시간의 질이 재방문을 좌우한다. 손님이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고 느끼는 순간 '재방문'이 시작된다.


감성펜션, 입실과 퇴실 시간을 재설계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