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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량공대언니 Nov 22. 2017

19. 크루즈 승무원, 얼마 벌어요? 근무시간은요?

크루즈 승무원 Q&A [근무환경 : 급여, 업무시간, 숙식]


크루즈 승무원들 얼마 벌어요?
하루에 몇 시간 근무하고, 언제 쉬나요?


크루즈 승무원으로 일한다는 것. 과연 월급은 얼마를 받고 근무시간은 어떻게 될까?

먹고, 자고, 돈 버는 거! 이것들이 제일 궁금할꺼야.

그래서 오늘은 월급, 근무시간, 숙식 등 가장 크루즈 승무원의 가장 기본적인 근무환경 에 대해서 알려줄게. 


참고) 언니가 근무했던 Royal CaribbeanInternational Cruise를 기준으로 답변하는 것이니,

타 크루즈 회사의 근무여건, 환경, 혜택 등과는 상이할 수 있어.



1. 급여

부서마다 다르고 직급에 따라서 모두 달라.

부서에 따라서

1. 기본급  

2. 기본급 + Tip  

이 지급되는데 Tip이 있고 없고 따라서 기본급의 차이가 커.


1. 기본급만 받는 부서는

2. 기본급+ Tip을 받는 부서보다 기본급은 상대적으로 많아.

하지만 엑스트라 벌이가 없기 때문에 한 달 총수입을 따지고 보면

2. 기본급 + Tip을 받는 부서가 훨씬 돈을 많이 벌어. 


언니가 근무했던 Guest RelationOffice 팀의 초봉은 1600달러로 시작하고

3년 차 정도 되면 평균 3000달러 이상 벌게 돼. (계급과, 업무에 따라 상이할 수 있어)


하지만 Guest Relation Office 팀이라고 하더라도 직무에 따라서 월급이 조금씩 달라.

언니는 [Guest Relation Officer, 3rd Purser]로 시작을 했고 데스크 업무가 주요 업무였어. 데스크 업무 담당 외에도 행정업무, VIP 고객 관리 업무, 출입국 관리 업무 등등 다양한 담당들이 있고  급여는 모두  조금씩 달라진다고 보면 돼.

 

2. 기본급 + Tip을 받는 대표적인 부서는

F&B(레스토랑), 하우스키핑, 카지노 파트가 있어. F&B를 예를 들어 보면 보조 웨이터의 경우 기본급은 평균 800불 정도로 아주 열악한 급여이지만 Tip이 쏠쏠하지. 1년 차부터 많게는 3천 불~5천 불까지도 벌 수 있거든. 하지만 Tip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는 그만큼 승객을 많이 응대해야 된다는 뜻이고 (승객이 많으니까 팁이 많은 거야) 그만큼 육체적으로 아주 힘들어. 육체적 노동의 강도와 한 달 총수입의 강도가 비례한다고 보면 돼.


표면적인 수입만 본다면 180만 원(1600불) 정도의 월급은 업무 강도에 비해서 금액이 적다고 느껴질 수 있어. 하지만 한국 직장에서 버는 180만 원과는 의미가 달라.

출퇴근 이동 교통비, 핸드폰 비, 식비로 나가는 돈이 없기 때문이지.  

게다가 세금을 떼지 않고 현금으로 받는 돈이 180만 원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세전 180만 원과는 차원이 다른 월급이지.


여행지 나가서 돈을 펑펑 쓰지만 않는다면 한국에서 집 떠나 자취하면서 300만 원 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저금할 수 있는 금액이야.



 2. 업무시간

크루즈 승무원의 근무시간은 하루 10시간이 기본원칙이야. 

월화수목금금금 10시간이지. 주말은… 없어. 즉, Contract 기간 동안 Day off는 없다는 말씀

(휴일은 단 하루도 없어) 취업하면 인생이 황금빛일 줄 알았는데 어쩜 더 지 x 맞을 줄이야...  


하지만, 어떤 매니저와 슈퍼바이저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이야기가 조금 달라져.

1번 사진 수퍼바이저 Adrian, 2번 사진 왼쪽 매니저 Keith 오른쪽 수퍼바이저 Adrian


언니가 처음 승선했던 Legend of the Sease 의 Keith라는 매니저와 Adrian 슈퍼바이저는 승객들로부터 Good comment card를 받은 크루들에게 1점씩 포인트를 줬고 10점을 받은 크루들은 하루씩 Day Off를 선물로 줬었지. 그나마 숨통 트였던 제도였어. (모든 매니저가 이렇게 Day off를 주진 않아.)

이런 제도가 없었다면 죽자고 노는 데 일가견 있는 이 언니, 배 위에서 미친년 널뛰기 했을지도 몰라.  


 어쨌든, 기본원칙은 계약기간 동안 매일매일 10시간 근무야.


 

3. 교대근무 형태


'2교대인가요 3교대인가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언니는 4 교대 까지도 해봤어.


10시간을 스트레이트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10시간을 쪼개서 근무하게 돼.

예를 들어, 08시-12시 / 14시-18시 / 22시-24시 이런 식으로 돌아가.

그리고 한 명씩 돌아가면서 나이트 근무를 2주 동안 서게 되는데

자정 12시 - 아침 8시까지 혼자 데스크 지켜야 돼. 나이트 근무 담당일 때는 하루 2교대가 되는 거지.  


하지만 매일 12시-08시 동안 혼자 데스크를 지키는 것은 아니야. 예외가 되는 날도 있어.

새로운 크루징이 시작되는 날과 같은 날은 새벽 5시 혹은 6시부터 동시에 4명이 투입되기도 해.

기존의 승객들 Check out을 처리하면서 새로운 승객들을 위한 Check in을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 엄청 바쁘거든.

이런 식으로 10시간을 쪼개서 근무하게 되고

배의 규모와 승객의 수, Check in & Out 하는 날에 따라서 교대 근무의 횟수가 달라져.


스케줄은 각 팀의 슈퍼바이저가 짜고 매일, 매주 바뀌게 되는데

슈퍼바이저의 허락 하에 친한 크루들끼리 서로 스케줄 바꾸기도 해.


아무튼, 교대 횟수는  딱 정해진 것이 아니라 매주 달라지기 때문에 스케줄 확인을 꼼꼼하게 잘 해야 돼.



4. 숙소


'잠은 어디서 자나요?'

언니도 이게 제일 궁금했었어. 6개월 크루징 하는 동안 대체 잠은 어디서 자는 것일까? 였는데,

크루즈 안에 승무원 기숙사가 따로 있어.


건물로 따지면 지하층에 해당하는 곳이 승무원 기숙사야.

2인 1실이고 숙소 안에는 작은 책상 하나, 2층 침대, 옷장, 화장실 겸 샤워실, 전화기가 있어.

크기는 고시원보다 조금 큰 5평 남짓되는 방이야. 창문도 없고 매우 답답한 곳이지.


슈퍼바이저 급부터는 운 좋으면 창문까지 달린 1인실을 쓰게 돼. 침대도, 심지어 매우 커.


그런데 언니는 진짜 운 좋게도, 두 달 정도는 승무원 기숙사가 여유가 없어서 승객 객실에서 지낸 적이 있었어.

완전, 땡잡았던 2개월이었지.

Legend of the Seas의 승객 객실에 지내던 때


 


5. 식사


'승객들과 함께 식사를 하나요?'

그렇지 않아. 크루 식당은 따로 있어.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무료로 제공이 돼.

승객들이 식사하는 레스토랑, 뷔페, 카페에서 크루들도 식사를 할 수 있지만 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돼.

그런데 간혹 팀별로 특별한 날 승객들이 이용하는 레스토랑에서 팀 회식을 하기도 해.

그런 날을 제외하고는 승객들과 함께 식사하지 않는 것이 기본원칙이야.



'어떤 음식이 나와요?'

음식은 뷔페식으로 제공이 되고, 각국의 음식이 다양하게 나와.

한국음식은 아시안 크루 징하는 크루즈 아니고서야 거의 기대할 수 없고

주로 서양식, 인도음식, 중국음식이 많이 나오지.

언니가 일할 때는 특히 인도 음식이 많았어. 왜냐면 인도인 크루들이 많았거든.

언니는 뭐든 잘 먹기 때문에 향신료 강한 음식도 오케이거든?

그런데 3개월 4개월째부터는 김치가 너무 그립고 얼큰한 국물이 정말 그리웠어.

그래서 항구에 내릴 때마다 한인타운을 꼭 찾았고 고추장, 김, 신라면 컵라면은 항상 쟁여뒀었어.

한 번은, 4개월 만에 김치가 식당에서 나왔는데 정신줄을 놓고 김치만 한 대접 퍼 먹다가,

다음날 엉덩이에서 불날 뻔했던 기억도 새록새록 나네.



궁금증이 조금 풀렸어?


이번장에서는

가장 궁금해하는 급여, 근무시간, 숙식 등 기본적인 근무여건에 대해 알아보았고,

다음 장에서는 크루즈 승무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 베네핏에 대해서 알려줄게.



 

얘들아, 취업준비가 오늘도 욕 나오게 힘들지?


언니는.. 오늘도 내일도 일 하느라 욕 나오게 힘들다.

힘들지만 또 이렇게 글을 쓰고 있고,

내가 쓴 글을 읽고 힘을 얻는다는 분들 때문에 보람을 느끼면서 매일 같이 '아이고 내 죽네~~' 하진 않아.

힘든 삶 속에서 나름의 행복을 찾으며 살고 있다는 말이야.  


죽을 것 같이 힘든 취업준비가 끝나면 인생이 황금빛일 것 같지?


절대 그렇지 않더라.


인생은 매 순간이 어려워.

하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 보람을 찾는 것, 희망을 찾는 것 그게 우리의 진짜 행복 아닐까?


취업이 안됐다고 해서 내 인생이 불행한 거 아니고,

취업에 성공했다고 내 인생에 불행이 끝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더럽게 힘든 이 시기,

매 순간 현실에 충실히 살고 있는 것 그 자체가 너희들의 보람이었으면 좋겠어.

그 보람이,  합격이나 불합격에 상관없이 너희들 인생에 작은 행복이 되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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