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07. (목)

5년 전 일기

by 공담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내가

여가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첫째, 죄책감을 느끼면서 드라마나 웃긴 영상을 보거나 휴대폰을 만지는 것

둘째, 공부나 독서, 일을 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여가시간이지만

여백은 없다.

꽉 채워야만 한다.


'왜 제대로 쉬지도 못할까'

'이왕 시간을 흘려보낼 거라면 마음 편히 좀 보내주면 안 될까'


그런데 이렇게 보니... 집착이 보인다.

'쉴 줄 알아야지?'

'여유도 즐길 줄 알아야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내가

이제는

쉴 줄도 알아야 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 하는 걸까?

쉼, 휴식이 꼭 필요한 건가?

진짜 쉼과 휴식, 여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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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닫·시

직장에 다니던 이십 대 중반의 나는 가끔
주말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가방에 노트북과 책을 챙겨서
버스를 30분 넘게 타고
인사동으로 향했다.

굳이 굳이 걸어 삼청공원에 가서 초록공기를 마시고,
굳이 굳이 다시 인사동으로 돌아와 찻집을 찾았다.

사람이 적은 시간을 틈 타
책을 펼치거나 노트북을 열었다.

그게 좋았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게 쉼이었다.

뭘 하든 내 마음 편히 보내면 될걸!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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