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일기
흐린 초점
끊기는 기억
잘 못 더듬는 자판
지웠다 쓰기를 여러 번
애타게 너를 찾는다.
그렇게 너를 만난다.
'잠'
회사를 다니면서 야간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직장에서 4-5년 차로 안정적으로 입지를 다져서인지
그쯤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고 결국 판을 벌렸다.
그때는 몰랐다.
대학원생이 '발제'라는 형태로 수업을 진행할 줄이야.
학생 수가 많지 않은 과목은 그 순서가 금방 돌아왔다.
오후 5시에 퇴근을 하면 대학원으로 향했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하나 사서 휴게실에서 저녁을 때우고,
오후 7시가 되면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은 3시간씩 진행이 되었다.
주말이나 학교에 안 가는 날에는 시간을 쪼개 과제를 했다.
가끔은 회사로 일찍 향하기도 했다.
오전 7시까지 가서 개인 노트북으로 과제를 했다.
그럼 자연스럽게 데드라인이 정해졌다.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력이 올라갔다.
그것도 잠시였다.
노곤함이 쌓이니 데드라인이고 뭐고 없었다.
오전 7시 반,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잠에 취해 머리를 흔들었다.
노트북 모니터에는
'ㄷ르 삶ㅋ, ㄱ그ㅡㅡㅡ ㄴ ['
같은 글자들이 수 놓였다.
그러다 결국 노트북을 덮고, 그 위에 엎드려 잠을 청했다.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데드라인이다.
가끔은 그때의 노곤함이 그립다.
달았다. 그 잠은 꿀맛이었다.
나에겐 운동 같은 것이었다.
하기 싫지만 막상 하고 나면 '하길 잘했다' 했다.
건강하게 하는 그런 것이었다.
동기라는 게 이렇게 무섭다.
열정은 수고로움을 무기로 삼았다.
무게를 견딜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내 한계 영역을 넓혀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