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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 Feb 29. 2020

나는 왜 '반지의 제왕'을 재미없다고 생각했을까?

<반지의 제왕> 감상 그 이후

"반지의 제왕"을 재미없다고 하는 당신, 전혀 이상하지 않다.
2020.02.12 14 15 관람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트 수상" "판타지 영화의 중심"··· 이 모든 수식어가 가리키는 영화는 단 하나, <반지의 제왕>이다. 2000년대 초에 나온 이 영화는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명작'이라고 한다.' 그만큼 기대를 가지고 반지의 제왕을 보게 되었는데 내가 영화를 보고 느낀 건 조금은 예상치 못한 감정이었다.


반지 원정대를 보았을 때까지만 해도 사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3부작이니만큼 배경 설명이나 여정을 떠나는 과정이 필요할 테니…'라는 합리화와 함께 2편, 3편… 나머지 영화도 보았으나 처음의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세운 신기록들을 포함해 각종 영화 사이트의 평점과 리뷰, 트로피의 개수까지 영화의 진가를 증명하고 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반지의 제왕에서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대체 왜? 어째서? 영화를 모두 보고 난 뒤에 생각했다.



혹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까?라는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나와 비슷한 이유로 영화를 지루하게 느꼈고 그들도 나와 같이  다른 사람들은 명작이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많은 질문들이 나에게 공감을 주었고 내가 하고 싶어하는 말 또한 담고 있었다. 그 여러 질문 중 하나에 대한 내용이 아래와 같다.

출처 : 네이버 지식in


질문자와 답변자의 이야기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느 정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다. 반지의 제왕은 우리의 상상력을 실현했고 영화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곳곳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나 또한 반지의 제왕이 재미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영화가 선사하는 웅장함과 상상력이 강력하다는 건 인정하고 있다. 이건 사실이니까.


당시 책으로 하나의 세계를 창조했던 톨킨 작가와 책 속의 상상력을 영화로 옮겨 훌륭한 연출을 보인 피터 잭슨의 능력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만하다. 하지만 시대가 너무 오래 흘러간 탓일까? 나처럼 이런 영화가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주장에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 법. 내가 왜 반지의 제왕을 재미없어 했는지에 대한 나름의 고찰을 아래에 정리해보았다.




Reason1_웅장한 세계관 but '안일한 스토리'

출처 : 네이버 영화

드라마는 약 16시간(16부작)에 걸쳐 이야기하며 매 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키우는 결말을 짓는다. 영화에도 이런 비슷한 흐름이 있지만 반지의 제왕은 마치 9시간짜리 1부작 드라마를 본 기분이 든달까?


웅장한 세계관에 비해 이것을 풀어나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만큼 스토리가 안일하게 흘러갔다는 사실. 중심 내용은 "프로도가 우연히 손에 넣은 반지를 파괴하는 여정"이고 많은 주인공들이 적들에 대항하다 마지막에 반지를 파괴하며 평화를 되찾는다. 끝. 이야기의 흐름에만 집중하면 과정에서는 주목할만한 점이 없었고 결말은 해피엔딩이어도 왠지 허무하지 않을 수 없다.


어벤져스 : 엔드 게임으로 치면 마치 타노스가...(스포)(스포)

아래 게시물의 1번으로 결말이 나는 거랑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Reason2_혁신과 소재에 익숙해지다

그 당시엔 표현하기 힘들었던 스케일과 전투신이었겠지만 요즘 시대는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반지의 제왕 이후 20년을 거쳐온 영화들을 보며 이제는 반지의 제왕의 스케일이나 전투 신에는 무덤덤해지게 된 것은 아닐까.


소재 또한 마찬가지이다. 반지의 제왕 세계관은 유일할지라도 그 안에 있는 전쟁이나 모험의 소재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흔한 주제들이다. 이러한 소재들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져 버린 탓일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해리포터는 '마법'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많은 관객층을 사로잡았으며 영화에서 이를 표현하는 방식 또한 놀랍다. (지금까지도 새롭다) 마법 영화하면 해리포터밖에 떠오르지 않을 정도이다. 하지만 전쟁이나 모험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생각해보면 반지의 제왕 이외에도 많은 영화를 떠올리게 되지 않는가.




Reason3_단편적인 캐릭터의 모습

새로운 캐릭터들을 창조해냈다는 것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이들 캐릭터의 매력은 영화 속에서 잘 비추어지지 않아 아쉽다. (물론 매력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마법사, 엘프, 호빗 등 다양한 종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특징은 겉모습으로 밖에 구별할 수 없었으니.. 간달프가 마법사라고 해서 화려한 마법을 쓰는 것도 아니었다.






Reason4_오리지널 판타지 그 자체?

1번의 내용과도 연결되는 이유이다. 3시간이라는 긴 러닝타임 내에서 모든 주인공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다른 점은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그저 모르도르까지 걸어가는 여정이 너무나 오래 걸릴 뿐이다.


심지어 유머도 없다. 만약 유머가 있었다면 긴 러닝타임을 조금이나마 덜 지루하게 보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유일한 웃음 포인트라고 할만한 것은 난쟁이 김리와 엘프 곤잘레스가 서로 전쟁에서 죽인 적의 수 싸움을 할 때 정도..? 3시간의 러닝타임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던 작년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차이에도 분명히 이유가 존재한다고 느낀다.




Reason5_ "나의 영화 철학"

나는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돌아본다. 나의 영화 철학이라 하면 기본적으로 재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재미는 어떠한 형태로든 구성될 수 있다. 내가 영화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영화가 재밌었다는 그 감정 너머의 이야기를 좀 더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니. 이것은 나중에 다른 주제의 글로 다루어보아야겠다.


이 글에서의 결론은 이렇다. <반지의 제왕>은 지금까지도 명작이라고 불릴만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들과 내가 영화를 바라본 관점은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 모두가 좋아하는 영화를 내가 싫어한다고 해서 그것이 틀린 생각은 아니다. 오히려 그 생각을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것이 틀린 게 아닐까.


내가 생각했을 때 나는 영화에서 스토리와 인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주인공의 여정에서 많은 변화가 없었음에 실망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최강의 적 사우론은 특별한 모습조차 없었고 주인공은 어떠한 성장도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했기에 더더욱 아쉬운 면이 있었다. 여러분이 영화를 바라보는 관점은 어떠한가?




fin.

그 시대가 주목하는 영화가 있고 시대가 지나도 여전히 주목받는 영화가 있다. 반지의 제왕은 2000년대 초반 당시, 모든 사람들에게 주목받을만한 영화임에 틀림없었고 또 누군가는 아직도 후자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을 거다. 어쩌면 우리같이 반지의 제왕을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그 시대에서 반지의 제왕을 영화관에서 보았다면 다른 주장을 했을지도 모른다.


아, 영화관에서 보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일 수 있겠다. 이렇게 웅장한 영화를 노트북 화면으로 보니 어느 정도는 몰입이 안 되었을 수도 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반지의 제왕을 다 보고 호빗 시리즈도 보려고 했는데 지금은.. 고민 중이다. 하지만 프로도의 삼촌인 빌보에게는 어떤 여정이 있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그는 어떤 세계로 나아갔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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