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의 글쓰기
글쓰기에 재미를 붙인지도 2년쯤 되었다. 사실 글쓰기라 함은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있기 때문에 특정 기간을 논하는 건 모순적이지만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걸 기준 삼아 생각해보면 그렇다. '정확히 말하면 639일째?' 대학 생활 동안 찾은 또 다른 재미랄까.
글쓰기를 하다 보면 어떤 소재의 글을 쓸지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글쓰기 자체에 대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어떻게 하면 더 글을 잘 쓸 수 있을까?"라는 고민. 이 고민은 내가 오랫동안 글을 붙잡는 원동력(?)이 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이 나에게 안 좋은 습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나는 책과 영화를 보고 그에 대한 느낌을 쓰는 걸 좋아한다. 이야기에 담긴 숨겨진 의미,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들을 이야기하다 보면 이야기를 한번 더 곱씹으며 여운을 느끼고, 색다른 방법으로 해석하면서 두 번 더 느낄 수 있는 행복이 있다. 이런 나를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만 읽는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 보니 잘쓰고 싶었고 어느 순간부터 한 작품 한 작품에 오랫동안 시간을 들이기 시작했다. 끊임없는 퇴고와 내용 수정,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가져온 결과이다. 하지만 영화 하나, 책 하나만으로 오랫동안 붙잡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빨리도 쓰고 싶었다. 욕심일까?
자기 계발 글쓰기 책들을 보면 빠지지 않는 비법 중 하나가 '글과 거리를 두는 시간'을 가지라거나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치라는 말이 있다. 이것이 틀렸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꿔보려 한다. '빨리 쓰기와 잘 쓰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최적의 기준점을 생각해본다. 어쩌면 지금 내가 쓰는 글에게 너무 오랜 시간은 독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모든 일에는 '적당히'가 필요한 법이니까.
이 생각을 글쓰기에 적용시켜보기로 마음먹었다. 우리는 질 또는 양 -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둘 다 가질 수 있다. 이제는 '빨리 그리고 잘 쓰기'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 써보려 한다. '적당히'에 내 느낌을 가지고 말이다. 먼저 여러분이 보기엔 이 글은 며칠 만에 쓴 글처럼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