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 교수(상담학)의 꿈

주제 ; 아버지와 수치심

꿈 내용


나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내 몸집은 거인처럼 컸고, 학생들은 작아 보였다.

강의를 하고 강의실 문을 빠져나오는 순간 나는 어린아이가 되었다.

거인에서 어린아이가 되는 순간 나는 엄청난 수치심을 느꼈다.

밖에는 아빠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는 나를 안고 집으로 갔다.

어릴 때부터 그랬듯이, 아빠는 나를 자랑스러워했지만, 나는 아빠가 항상 부끄러웠다.


꿈 분석


꿈 분석가 : 제 느낌에 이 꿈의 주제는 <수치심>인 것 같습니다.

대학원에서 강의를 할 때는 거인이었는데, 나올 때는 어린아이가 되어 있어요.


LY :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이 꿈의 의미를 저도 알 것 같네요.

제가 강의를 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강의를 끝내고 난 후에 느끼는 수치심 때문에 힘들어요.

강의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부터 내가 강의 중에 한 말들이 드문드문

생각이 나요.

내가 했던 말들이 반추가 되면서 동시에 수치심이 올라와요.

수치심이 올라와서 그것이 누적이 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불안이 올라와요.

내가 한 말들, 내가 내뱉은 단어들이 불쑥불쑥 올라오면서 불쾌감을 동반해요.


꿈 분석가 : 내뱉은 말들이 뭔가 잘못된 것 같은 건가요?


LY : 네. 제가 강의를 준비해서 강의를 할 때는 나름 내가 준비한 만큼의 생명력을

가지고 사람들의 마음에 꽂혀 새로운 생명으로 피어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강의를 끝내고 강의실을 나서는 순간부터 저는 불안이 올라와요.

내가 강의할 때 사용한 단어 하나하나가 새로운 생명력을 가지고 제 안으로

되돌아와요.

그리고 내게 묻죠.

"네가 한 이 말이 맞아?"


또 제 안에서는,


"내가 한 말을 학생들이 못 알아들어서 다르게 들으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과 함께 머리카락이 쭈뼛 서고, 몸에는 수치심으로 닭살이 돋아요.

마치 발가벗겨지는 느낌이라니까요.


꿈 분석가 : 강의 준비를 할 때 이미 다 검증된 내용들일 텐데, 그 말들이 부매랑처럼

다시 되돌아 와서 자신을 공격하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LY : 그렇습니다. 제가 한 말이 학생들의 마음속에 뿌려져서 뿌리를 내리면

이런 일이 없을 텐데 제가 한 말이 그럴만한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저한테로 되돌아오는 것이 아닐까요?


꿈 분석가 : 그건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강의 준비를 할 때 그 내용에 합당하고 합리

적인 말들을 준비했을 것 아니겠어요?

사람의 말이라는 것이 상대방에게 전달될 때 상대방이 받을만한 내용이 아니면

그 말이 튕겨 나와서 내게로 되돌아와 내 몫이 되들었는지 아니면 나를 공격

하든지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목사님의 설교 중에 이런 말씀을 들은 적이 있어요.


사람이 누군가를 저주하면, 그 당사자가 그 저주를 받을만하면 그 저주를 그대로

받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저주는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더라는 겁니다. 그것은

축복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축복하면, 그가 내 축복을 받을만한

상황이며 그 축복이 유효하지만, 그가 내 축복을 받을 상황이 못되면 그 축복을

내게로 돌아와 나 자신이 그 축복을 받는다는 겁니다.

저는 이 말이 맞다고 보거든요.

실제로 제가 최근에 들은 이야기는, 사회적 명망이 있는 어떤 분이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죽으라고 저주했더니, 그 사람은 멀쩡하게 돌아왔고, 저주한 그다음 날

늘 건강했던 자기 아버지가 갑자기 죽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내담자의 상황은 그런 상황이 아니에요. 강의를 한다는 것은 일방적

으로 주는 입장이잖아요.

되돌려 받을 것이 없어요.


LY : 그렇다면, 강의를 하고 나서 겪는 수치심은 제 자신만의 것이라는 건가요?


꿈 분석가 : 그렇습니다.

그 해답이 될만한 꿈속 장면이 바로 아버지의 등장인 것 같아요.

이 수치심은 아버지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아버지와 수치심과 연결이 될까요?

아니면, 아버지는 나를 수치스럽게 만든 부분이 있었을까요?


LY : 아뇨. 아버지는 항상 당차요.

무슨 말씀을 하셔도 자기반성이 없어요.

아버지와 수치심은 서로 안 어울리는 관계예요.

오히려 그런 아버지를 볼 때마다 제가 부끄럽고 제가 수치스러웠어요.

아버지는 남이 들으면 스스로를 창피하게 만드는 말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당당하게 말을 해요.

그게 저는 수치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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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분석가 : 그래서 꿈에 아버지가 나오셨군요.

만일 아버지가 자신의 언행에 대해 반성 능력이 있으시면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

해야 마땅한데 그렇지 못하시니까, 딸인 내가 부끄러워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내담자가 말씀해 오신 아버지는 대단한 다혈질이면서, 자신이 아는

지식이나 하고 싶은 말은 마음속에 담아 두지 못하고 마구 쏟아내시는 분이 시

잖아요?

LY : 맞아요.


꿈 분석가 : 아버지가 수치스러움을 모르니까, 그 수치심이 내 안에 내면화되어 아버

지대신 내가 수치스러운 것입니다.


LY : 제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 대한 그런 수치심을 가지게 되면서, 제가 노력한 것

은 '아버지처럼 말하지 말아야지'였습니다


꿈 분석가 : 아버지처럼 말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LY : 상대방의 입장 생각하지 않고 자기 입장에서 말하고, 상대방이 상처받을 만한

이야기를 너무 쉽게 하고, 경계를 쉽게 침범해서 상대방이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들춰내고 하는 말들이죠.


꿈 분석가 : 지금 강의 후 수치심이 굉장히 구체화된 것 같아요.

'혹시 내가 아버지처럼 말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수치심이죠.


LY :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결국 이렇게 해석해 주시니 이제야 좀

알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평상시에는 말을 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하고 말을 해요.

말하자면 자체적으로 검열을 하는 거죠.

'혹시 나 자신이 부끄러워질 수 있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닐까?'

'혹시 나도 알지 못하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혹시 내가 책임을 질 수 없는 말을 마구 해 대는 것은 아닐까?'


꿈 분석가 : 자식 입장에서 아버지는 일단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권위가 있어야

합니다.

아버지가 권위가 있을 때 나는 아버지의 권위 있는 말씀을 받아 내면화시키면

그 말씀은 나의 사회화 영역에 자리 잡게 됩니다. 그래서 내 안에 그렇게 권위

있는 아버지의 권위 있는 말씀이 많이 축적되면 나는 능숙하게 사회적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아버지가 느껴야 할 수치심을 내가 대신 느꼈다면, 내가 아버지의

위치에 서서 말할 때마다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경우보다 강의를 할 때 더욱 수치심의 공격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LY : 아하~ 그러니까, 강의할 때의 사회적 위치가 가진 상징성이 '아버지의 자리에

서게 된다'는 것이군요.

그래서 강의할 때마다 수치심이 찾아오는 것이군요.

이제 이해가 됐어요.

아울러 또 하나의 문제점을 알게 됐어요.

제가 왜 상담자로서 자신감이 없는지를요.

제가 상담자의 자리에 앉는 순간, 내담자 앞에서는 아버지의 자리에 서는 것

잖아요.

상담자로서 상담을 할 때도 강의할 때와 똑같은 수치심을 느끼거든요.

제가 상담자로서 역할을 잘해요.

그런데 상담을 잘 끝낸 후부터 제가 온갖 불안에 시달리는 거죠.

상담자로서 내담자에게 내가 혹시 잘못 말한 것은 아닐까?

상담이 끝난 후에도 강의를 할 때와 똑같은 수치심을 겪는 과정을 경험해요.

오늘에야 그 이유를 다 알게 됐어요.

그럼, 이 수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뭔가요?


꿈 분석가 : 양자 물리학적 관점에서 설명을 해 보죠.

양자물리학은 미시 물리학으로서 심리학보다 더 심리적입니다.

양자 물리학에서는 <양자 얽힘>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하나의 전자를 분열시켜 두 개의 전자로 만든 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돌도

록 얽어 놓습니다.

한 전자가 오른쪽으로 돌면, 다른 전자는 왼쪽으로 돌도록 얽어 놓습니다.

이렇게 <양자 얽힘>으로 묶어 두면, 두 전자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하나가

오른쪽으로 돌면 동시에 다른 하나는 왼쪽으로 돌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일은 부부간에 잘 일어나고, 부모 자식 간에도 잘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연애를 할 때 첫눈에 반하는 것도 일종의 <양자 얽힘> 현상이지요.

부부간 천생연분이란 일종의 두 사람 간의 <양자 얽힘> 현상입니다.

부모 자식 간에는 자녀가 어느 순간 부모의 성격을 그대로 닮은 것을 발견

한다거나, 아니면 내담자의 경우처럼 아버지와 정반대 상황으로

<양자 얽힘> 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LY : 아버지와 나 사이에서 수치심으로 일어나는 현상은 <양자 얽힘>이라 용어로

설명해 주시니 딱 맞다는 생각이 뜹니다.

그렇게 알기만 하면 저는 아버지와의 <양자 얽힘> 현상은 언젠가는 벗어날 수

있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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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분석가 : 강의가 끝난 후든 상담이 끝난 후든 아버지의 위치에 서게 될 때, 느끼는

수치심은 나의 심리에서 나오는 고유한 수치심이 아니라, 아버지와의 <양자 얽힘>

의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겁니다.

<양자 얽힘>의 현상이 일어나도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 그 얽힘의 힘은 조금씩

빠져나갈 겁니다.

지금까지는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양자 얽힘>이 같은 강도로

계속되어 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 동기와 원인을 알았으니, <양자 얽힘> 현상이 올 때 새롭게 가져 온 인식으로 조금씩 그 얽힘 현상을 풀어내는 겁니다.


LY : 제 생각에도 아버지와의 심리적 <양자 얽힘> 현상이 계속 나타나겠지만,

그 얽힘에 계속 묶여 있거나 똑같은 강도로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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