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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뉴런

내 앞에 나타난 현상은 내 뇌를 펼쳐 놓은 것이다 

"직장 생활이 너무 힘들어요" 

"사람들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해요" 

"과장님이 나를 너무 무시해요"


이런 하소연을 하는 것은 어느 조직에서나 들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이런 일이 누적되면서, 언젠가는 이 직장을 그만둬야지 생각해 오다가, 급기야 이번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직속 상사에게 면담을 신청하는 것으로 실천하려고 하고 있다. 

그의 현실적인 어려움은 일찍부터 익히 알고 있는 바이지만, 설마 실행에 옮길까 하여 그런 생각에 대한 내 의견을 밝히는 것을 유보해 왔다.

그는 이제 곧 그만 둘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생계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런 결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내가 나서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 의견을 말하기로 했다.

나는 뇌과학자들이 말하는 '거울 뉴런'을 가지고 충고했다.



[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공감하는가](크리스티안 케이서스 지음,  고은미 외 옮김, 바다출판사)라는 책에서 거울 뉴런을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이탈리아 파르마(Parma) 대학에서 몇몇 과학자들이 매우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원숭이가 손으로 물체를 잡을 때 뇌신경에서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짧은 꼬리 원숭이의 두뇌에 전극을 설치했다. 이탈리아 과학자들은 원숭이가 음식을 집어 올리는 것을 관장하는 신경세포가 원숭이 뇌 안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놀라운 것은 사람이 음식 조각을 집어 올리는 것을 보았을 때도 원숭이 신경세포 일부가 반응하는 것이었다. 두뇌에 꽂은 전극의 신호를 증폭하면, 마치 기관총을 쏘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과학자들은 원숭이의 아래 이마 겉질인 하전 두피질(inferior frontal cortex)과 하두정피질에 있는 신경세포의 약 10% 정도가 거울과 같은 특징이 있음을 발견했다.

원숭이의 이 거울 같은 신경세포는 손으로 어떤 행위를 하거나 다른 대상의 행동을 관찰할 때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거울 뉴런'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거울 뉴런'을 달리 말하면, 나의 뇌 속에 있는 것이 지금 여기의 현실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말이다. 

직장 상사가, 또는 동료가 마음에 안 들어서, 또는 나를 힘들게 해서, 또는 나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직장을 떠나게 되면 그 사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거울 뉴런' 이론에 의하면, 그 사람은 어디를 가나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내 안에 있는 뇌의 상태, 또는 마인드를 바꾸지 않는 한, 그는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도 비슷한 강도를 가진 유사한 일이 발생하여 '왜 나는 가는 곳마다 이렇게 힘드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또는 내가 가는 곳마다 왜 나를 이모양 저모양으로 괴롭히는 사람들이 많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 

우스운 이야기로, <또라이 질량 불변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조직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또라이가 하나 있어서 부서를 바꿔 달라 하여 다른 부서에 갔더니, 그곳에도 또라이가 있더라는 것.

또 어떤 조직은 큰 또라이가 없어서 견딜만했지만, 그 대신 작은 또라이들이 많더라는 것.

어떤 조직은 또라이가 없어서 좋아했는데, 그런 곳에서는 바로 '내가 또라이'라는 것.

이러한 이야기는 결국,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은 바로 내 안에 있는 문제가 그대로 투영되어서 내 앞에서 전개되는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위의 본인에게 나는 직장 옮기는 것을 유보할 것을 권했다.


나 자신이 변화하지 않으면 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사태들도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일종의 현상이고, 그 현상을 드러나게 하는 본질은 내 안에 있다. 

그렇다면 나의 본질이 바뀌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도 바뀌게 된다. 

자신을 발견해 가는 과정에서 나 자신에게 변화가 일어날 때는 딱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그때는 사태의 방향이 딱 꺾이는 순간이다. 

그때는 주변 사람들이 나에 대한 반응이 달라진다. 

늘 내게 미운 짓, 쓴소리만 하던 사람이 좋은 말을 하고 내게 미소를 짓기 시작한다.

내가 변화하면, 주변 사람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내게 늘 악역을 하던 사람이 내게 따뜻한 모습을 다가오기도 한다. 

예전에는 내가 그 사람의 가장 나쁜 부분을 끄집어내었다면, 그 나쁜 부분의 상태가 바로 나의 마인드 상태, 또는 나의 뇌 뉴런의 상태였을 것이다.

내가 변화되고 나니, 내게 나쁜 짓만 골라하던 똑같은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보게 되고, 그 사람의 좋은 부분을 끄집어내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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