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앞의 글에서 유아 초기에서 일어나는 집단무의식의 인식방법은 환상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의식적 환상>이다.
자아가 발달하기 전, 의식이 들어오기 전, 뇌가 구조화되기 전에는 환상으로 가득 차 있다.
뇌 과학자라면, 뇌가 생각이라는 것을 만들어 내지도 못하는 구조에서 무슨 환상을 만들어 내겠느냐는 반문을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생각을 내려놓고, 언어를 내려놓으면 환상의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그것은 곧 꿈의 세계가 된다.
유아가 가지는 환상 중에 최초로 구조화된 내용을 가지는 환상은, <전능환상>이다.
전능환상이란, 어머니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유아의 존재론적 이유에서 나오는 것이다.
유아의 요구 또는 필요를 채워주는 데 있어 전능한 어머니를 통해 자신의 전능환상을 체험하는 것이다.
유아 발달과정에서 전능환상의 개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능환상은 유아가 자가핵을 형성하기 시작하여 자아감의 기초를 형성한다.
이러한 자아의 형성은 절대적 의존의 시기에 중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좋은 어머니가 제공하는 환경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유아가 “나는 이다(I am)."의 상태를 성취하는 것은 오직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가 제공하는 환경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환경(좋은 젖가슴을 포함한 엄마라는 환경)은 절대적 의존기 동안에 유아에게 최대한 적응해 주는 것을 포함한다.
위니캇이 말한 신뢰할 수 있는 '안아주기'(holding)은 유아의 심리적, 정서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자아 지원의 주요 원천이다.
이러한 지원은 엄마가 아이를 인식하는 방식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아이를 온전한 인간으로 바라보면 어머니는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보살핌을 제공할 수 있으며, 영아에게 안전과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다.
어머니의 자기 지원이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면 아이는 이러한 지원을 내면화하고 위협이나 존재연속성에 대해 위협받지 않고 지속적인 개인적 존재감을 경험한다
유아의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어머니는 아이의 신체적 필요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아이의 정서적 신호를 인식하고 이에 반응해야 한다.
어머니는 일관되고 세심하게 아기의 필요를 충족시킴으로써 건강한 자아핵을 형성하고 이후 안정된 자아감을 확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신뢰할 수 있는 안아주기는 '엄마가 아이를 온전한 인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제공해 줄 수 있는 '자아 지원
'에 의해 유아의 미성숙한 자아가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I am"(나는 이다)은 하나님의 이름이다.
출 3:14에서 여호와는 자신의 이름을 밝힌다.
하나님의 이름은 단어가 아니라 문장으로 되어 있다.
“I am that I am. 이 문장 자체가 하나님의 완전성과 전능성을 말해 주고 있다.
하나님의 이름은 존재자와 존재물, 창조자와 피조물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그 하나님이 내 안에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I am'이 되고, 하나님이 내가 된다.
하나님은 내 안에 들어와 내 안에서 자신을 나타내신다.
그 결과 살마은 신성한 본질을 활용할 수 있으며, 우리를 신존재의 연장선으로 만들 수 있다.
하나님이 내 안에 들어온 이상, 누구나 불멸의 존재가 된다.
육신은 죽어도 영혼을 불멸한다.
우리 안에 있는 신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잘 설명되는 지점이 바로 유아기이다.
유아가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전능환상을 체험할 수 있는 근거는, 사람 안에 내재해 있는 신성이다.
이는 이미 성경에 선포되어 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3:16)
전능의 개념은 처음에 어머니와 유아의 관계를 통해 경험된다.
전능한 보호자 역할을 하는 어머니는 영아에게 지지와 안정감을 제공함으로써 영아가 일시적으로 전능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유아기에 경험된 전능환상은 미래의 창의력과 자기표현이 토대가 된다.
이러한 환상을 품은 아이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며 창의적인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하나님의 이름인 '나'는 그분의 초월적 본질을 함축하고 있다.
이 신성한 존재를 이해하고 포용하면 창의적이고 목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자신의 일생에 있어서 중요한 일을 해내야 할 때, 창조적 태도와 열정과도 관계된다.
아기가 엄마의 젖을 다 빨고 나서 입을 헤~ 벌리고 깊은 잠에 빠지는 모습과 부부가 열정적인 부부관계를 가지면서 온갖 에너지를 다 쏟고 나서 축 늘어져서 자는 모습과 하나님께 열정적으로 기도하면서 깊은 관계로 들어가는 모습은 모두 동일한 환상의 영역에 속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유아시절에 엄마 젖가슴을 통해 경험한 전능환상은 삶의 전반적으로 펼쳐져 있는 것이다.
아동이 놀이터에서 놀이 그 자체에 깊이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나 학생으로서 학업에 열중하는 일, 청소년들이 고아나 노인을 돕는 일에 열중할 수 있는 일, 사회인으로 자신의 직업 활동을 열정적으로 수행해 내는 일, 화가가 그림을 그려내는 일,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자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혼신을 다해 곡을 연주해 내는 일, 친구 간 또는 연인 간의 의미 있는 대화, 목표하는 바를 성취해 내는 일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아무나 현실적인 일을 해 내지만, 그런 것을 성취해 낼 수 있는 원초적인 힘은 바로 환상의 영역에서 나오는 것이다.
환상영역 중에서도 특히 최초의 경험에 해당되는 전능환상체험이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무의식적 환상은 일생을 두고 계속 변화하며, 삶의 구석구석까지 확산되어 간다. 전능환상체험은 모든 좋은 경험들과 연결된다.
그것은 만족스러운 식사나 즐거운 대화, 음악 감상, 콘서트, 재미있는 책과도 공통점이 있다.
최초의 어머니와의 관계(대상관계)는 향후 펼쳐지는 인생에서 맺어지는 모든 관계에 영향을 주어, 유사한 구조로 관계를 맺는 경향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