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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를 퇴보시키는 효 개념

오늘날 상담실은 부모에게 뒷덜미를 잡힌 젊은이들로 가득 차 있다.

일본인들의 부모 효도


산업화된 사회에서 일본의 장인 정신은 뭇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며, 그 우수성과 전통에 대한 일본인들의 헌신을 증명하는 눈에 띄는 증거가 된다.

일본 장인정신을 차별화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는 뿌리 깊은 효의 가치이며, 이는 여러 세대에 걸쳐 가족들이 흔들림 없이 헌신하는 조상의 전통을 이어가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부모의 발자취를 따라 가업의 유산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은 일본 문화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많은 일본 가정에서 가업을 이어가는 것은 경제적 안정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가문의 일원으로서 자부심과 명예의 문제이기도 하다.


일시적으로 다른 진로를 선택하거나 다른 직업에서 성공을 하더라도 가업을 이어받는다는 책임감은 개인적인 열망보다 우선한다.


예를 들어, 도쿄대학교에서 법학 학위를 취득하고 로스쿨을 나와 법률 사무소를 설립하여 사업이 번창하여 자기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할지라도 우동집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변호사의 직업을 접고 우동집 사업을 이어받아야 하는 도덕적 의무에 직면하게 된다.

일본사람에서 자신의 일을 접고 기꺼이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아들은 '효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따라서 효자라는 개념은 단순히 가업을 물려받는 것을 넘어 가족의 의무를 받아들이고 가족의 가치와 전통을 보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효에 대한 이러한 헌신은 일본 사회에서 가족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쳐 연마되어 온 뛰어난 장인 정신의 연속성을 뒷받침한다.

일본 장인정신의 중요성은 디테일에 대한 세심한 주의, 열정, 헌신에 있다.

도자기, 목공, 제지 등의 전통 예술부터 자동차 제조 및 기술과 같은 현대 산업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지속적으로 그 우수성을 입증해 왔다.

생산된 각 작품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장인의 변함없는 헌신과 그들이 물려받은 유산을 반영한다.


한국인의 직업의식


한국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너 나중에 커서 뭐 할래?"


물을 때, 아들이


   "아버지 하시는 일 물려받아서 해야죠"


라고 답변하면.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그렇게 하라고 너를 공부시키는 줄 아느냐?"


하고 다그친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아버지는 기본적으로 '나보다 나은 아들'이 되기를 바란다.

일본사람은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되기 위해 산다면, 한국사람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산다.

이런 정신이 오늘날 한국을 첨단 기술 사회에서 혁신을 이룩해 가도록 만드는 원동력이다.  

이 점에서 세대를 이어 정교한 기술을 연마하는 장인정신을 강조하는 일본인들과 차이점이 발견된다.

한국사회에서 아버지는 가업을 물려받겠다는 아들에 대해  놀라움과 실망으로 다음과 같이 반응한다.


   "얘는 부모가 안정된 삶 안에서 안주하려는구나. 아버지가 다 해 주니까 얘는 자기 파이팅이 없구나"


한국의 아버지는 아들이 아버지의 직업을 뛰어넘는 성취를 이루기를 바라는 기대가 반영되기 원한다.

특히 아버지는 자녀가 성공하고 자신의 성취를 뛰어넘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다.

그들은 자녀가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바라며 자녀에게 더 나은 기회와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결과, 한국인 자녀는 가문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고가 오늘날 한국의 빠른 기술 발전과 혁신 사회의 원동력이 된다.

 

산업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의 차이


일본은 개인의 성취와 욕망보다 집단적인 성과를 효율적으로 높이는 것을 중시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내가 잘 되는 것이 조직의 발전이나 국가 전체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존재 차원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힘쓴다.


일본인들은 기술의  정교한 발달을 중시하여, 무엇을 해도 장인정신을 가지고 예술적으로 완성해 가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디테일과 정확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일정 수준의 숙련도를 키우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거나 혁신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일에서 책임지지 않으려는 소심함이 있다.


일본산업과 한국산업이 1990년대 어느 시점에서 역전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에 대한 대표적 사례로 제시되는 것이 디지털카메라와 코닥 필름이다.

이는 산업사회에서 일본에게 여러모로 뒤져 있던 한국이 일본을 역전하는 사건인데, 일본은 카메라 산업을 렌즈나 필름의 기술적 측면을 더욱 정교화하는 방향으로 갔다면, 한국은 디지털카메라를 출시하여 아예 혁신을 해 버린 것이다.


일본은 기술의 정교화를 추구한다면, 한국은 현상유지에 안주하지 않고 아예 다음 차원의 현상을 창출하고자 기술혁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USB가 보편화된 지 오래지만, 일본은 아직도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웬만한 소식은 SNS를 활용하거나 이메일을 사용하지만, 일본인들은 아직도 팩스를 사용한다.

일본 총무성 통계에 따르면, 40대는 4명 중 1명이, 50~70대는 절반이상이 팩스를 사용한다고 한다.


일본에는 여전히 3대 신기가 있는데, 그것은 팩스, 도장, 종이이다.


스가 요시히데 내각이 디지털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이를 추진할 디지털청이 1일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공무원 사회부터 반발이 거세다. 지난 6월 고노 다로 행정·규제개혁상이 ‘부처 내 팩스 폐지’ 방침을 발표하자, 한 달 반 만에 각 부처에서 400건 넘는 반론이 제출됐다. “이메일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 “국회의원들이 여전히 팩스를 선호하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조선일보, 21년 9월 4일 자)


한국이 디지털 경쟁력이 8위인 반면, 일본은 27위이다.  


두 나라 효도개념 차이의 결과


    일본의 상황

일본은 풍부한 역사와 전통문화, 그리고 장인정신으로 유명하지만 디지털 시대를 완전히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반면 한국은 기술혁신 전폭적으로 수용하여 선도적인 디지털 사회가 되었다.

이러한 양국의 차이는 향후 양국의 미래 궤도를 결정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뿌리 깊은 전통과 장인 정신을 중시하는 일본은 디지털 기술 도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자동차 제조 및 전자제품과 같은 산업에서 글로벌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시대로의 완전한 전환을 꺼려왔다.


일본이 디지털화에 저항하는 이유 중 하나는 레거시 시스템(legacy system·낡고 오래된 시스템)에 대한 강한 애착 때문이다.

일본 사회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경제적으로 정점을 찍었는데, 이 시기에 팩시밀리가 기술 발전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모멘텀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대신 기존 인프라에 안주하게 되었다.

일본은 낡은 시스템을 허물고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대신 구식 기술의 수명을 연장하고 적응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디지털화를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하는 것은 일본의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가 더욱 상호 연결되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일본은 이커머스, 디지털 뱅킹, 첨단 제조 공정 등의 분야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다.

이는 일본 경제와 글로벌 경쟁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의 상황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국은 기술 혁신을 추구하면서 디지털 혁명을 완전히 수용했다.

한국은 통신, 전자,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산업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었다.

한국의 성공은 새로운 기술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연구 개발에 투자하며, 디지털 기업가 정신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일 양국의 효도 개념 차이가 디지털 차별화에 영향

일본에서 효는 웃어른에 대한 공경과 전통의 보존을 강조한다.

이러한 문화적 가치는 빠른 변화에 대한 저항과 기존 시스템의 보존에 기여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은 진보 추구와 세대 차별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데 있어 보다 개방적인 접근 방식을 가능하게 한다.


양국의 미래는 이러한 차별화에 의해 운명이 달라질 것이다.

일본의 장인 정신과 전통적 가치는 여전히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디지털화에 대한 적응력과 포용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을 수용하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혁신과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의 디지털 사회는 기술 발전의 선두에 서기 위해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적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일본은 아날로그 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반면, 한국은 디지털화를 완전히 수용했다.

이러한 양국의 차이는 향후 양국의 미래 궤도를 결정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은 디지털 시대에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레거시 시스템에 대한 집착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술을 수용해야 한다.

한편, 한국은 기술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여 디지털 발전의 선두에 서야 한다.

양국의 미래는 디지털 시대가 제시하는 도전과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효도개념의 쇄신

양국 모두 보다 나은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효도 개념의 쇄신이다.

현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가 시대변화에 맞춰 자기 현실을 살도록 혁신하고자 하는 자녀의 뒷덜미를 잡아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부모에게 뒷덜미를 잡혀 자기 앞날을 위해 발걸음을 내딛지 못한 채, 효도를 위해 발걸음을 되돌리는 자녀들이 너무나도 많다.

오늘날 상담실을 채우고 있는 청소년, 청년들의 대부분이 바로 이러한 효도개념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먼저 상담자들이 이러한 현상에 대한 인식이 되어 있어야 그들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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