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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5: 2장 어린 시절, 과학에 대한 열정

행복한 어린 시절


엘리자베스와 나

엘리자베스는 조용하고 집중하는 편이었다면, 나는 좀 더 활발하고 집요했으며 지식을 갈구하며 깊이 파고드는 쪽이었다.

그녀는 시인들의 시 낭송회를 쫓아다니느라 바빴고, 우리 스위스 집을 둘러싼 웅장하고 경이로운 장곤 속에서 넘치는 넘쳐 오르는 감탄과 기쁨의 배출구를 찾았다.

엘리자베스가 진지하고 흡족하게 장엄한 자연의 겉모습을 감상하는 동안, 나는 그 원인을 탐구하는 데서 즐거움을 찾았다.

나에게 세계란 밝혀내고 싶은 하나의 비밀이었다.

성스러운 엘리자베스의 영혼은 평화로운 우리 집에서 성소의 등잔처럼 빛을 발했다.

그녀의 감정이 곧 우리의 감정이었다.

그 웃음과 부드러운 목소리, 신성한 그 눈의 달콤한 응시는 언제나 우리에게 축복과 활력을 주었다.

그녀는 사람을 온순하게 만드는 살아 있는 사랑의 정령이었다.

나는 공부에 몰두하느라 자칫 무뚝뚝해지기 쉬웠고 불같은 기질이 거칠게 표현될 수도 있었지만, 그녀가 곁에 있었기 때문에 그 온화함을 닮을 수 있었다.


앙리 클레르발

친구 앙리 클레르발은 제네바의 한 상인 아들이었다.

그는 보기 드문 재능과 취미를 가진 소년으로 모험과 역경, 심지어는 짜릿한 위험까지도 좋아했다.

그는 기사도와 로맨스를 다룬 책들에 푹 빠져 있었다.

그는 영웅시를 짓고 마법 이야기나 기사의 모험 이야기를 여러 편 써나갔다.

예수의 신성한 무덤을 되찾기 위해 피 흘리는 수많은 기사 이야기를 지어내면서 우리한테 연극이나 가면극을 시키기도 했다.

그는 인간사의 도덕적 관계에 심취했다.

그는 화려한 위업으로 인류에게 이바지해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이들의 대열에 끼는 것이 그의 꿈이자 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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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질과 관심


나의 기질

나의 기질은 격하고 끓어올랐고, 욕정은 거셌다.

내 격정은 유치한 오락거리를 추구하는 대신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불타올랐다.

내가 알고 싶어 했던 것은 하늘과 땅의 비밀이었다.

그것이 사물의 외면적 실체가 되었든 자연의 내면적 정신이 되었든, 또는 날 점령하고 있는 신비한 영혼이 되었든, 내가 품었던 질문은 형이상학적인 것, 고차원적 의미에서 세계의 물리적 비밀에 관한 것이었다.


연금술에 대한 나의 관심

나는 어릴 때부터 자연현상과 자연과학에 대한 깊은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나는 연금술사들의 글에 크게 매료되었다. 알베르투스 마그누스, 파라켈수스, 코르넬리우스 아그리파와 같은 중세 알케미스트들의 저작들이 그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이런 책들을 나에게 자연의 비밀을 탐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나는 중세의 스승들의 가르침을 따라, 철학자의 돌과 생명의 영약을 찾아 나섰다.

내 모든 관심은 생명의 영약에 집중되었다.


중요한 사건

내가 15세쯤, 우리 가족이 벨리브 근처의 집으로 이사해서 살던 시기에, 무섭도록 사나운 폭풍우가 몰아닥친 적이 있었다.

폭풍은 하늘 곳곳에서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한꺼번에 우레를 터뜨렸다.

나는 폭풍이 계속되는 동안 호기심과 설렘으로 그 진행을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현관문에 서 있을 때, 우리 집에서 18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던 아름다운 오크 고목이 갑자기 섬광을 내뿜는 것이 아닌가!

눈부신 그 빛은 순식간에 꺼져버렸고, 오크 나무는 저주받은 그루터기만 남긴 채 온 데 간데없었다.

다음날 아침 우리가 그 자리에 가서 확인해 보니 나무는 이상하게 부러져 있었다.

충격으로 산산조각 나서 흩어진 것이 아니라 완전히 축소된 것처럼, 가느다른 줄기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어떤 것이 그렇게 완전히 파괴된 것을 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전기의 확실한 법칙에 관해서 알지 못했다.

마침 자연철학을 많이 공부한 남자가 우리 집에 묵고 있었는데, 그는 이 재난에 흥분해서 전기와 갈바지 전기에 관해 자신이 세운 이론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말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였다.

그가 말한 모든 내용은 내 상상력의 지배자였던 연금술사들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렸다.

이들이 무너져 버리자 그토록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던 모든 것이 갑자기 천박하게 보였다.

그때부터 나는 수학과 수학의 여러 분과에 빠져들었다.


소설 전체 속에서 2장의 의미


인간의 호기심과 과학적 탐구의 이중성

이 장에서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과학에 대한 열정은 인간의 호기심과 지식 추구라는 보편적 주제를 반영한다.

하지만 이러한 탐구가 어떻게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도 예고하며, 과학과 도덕 사이의 긴장 관계를 탐구한다.

알케미스트들에게 매혹된 것은 중요한 문학적 의미를 가진다.

이는 중세 고전적 지식과 근대 과학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며, 당시 과학적 이해의 변화하는 자연을 상징한다. 또한, 알케미스트들의 초자연적, 신비한 접근 방식은 빅터가 나중에 추구하게 되는 비현실적이고 위험한 과학적 실험의 기원을 제공한다.


과학에 대한 윤리와 책임 관계 탐구

빅터의 과학에 대한 열정은 인간이 자연 세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소설은 인간의 조건과 한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며, 과학과 윤리, 책임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한다.

특히 2장에서는 이 소설의 중심 주제인 창조와 파괴, 삶과 죽음, 과학과 윤리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설정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2장은 단순한 배경 설명을 넘어서, 주인공의 심리적, 윤리적 발전과 작품 전체의 주제적 깊이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정적 사건

DALL·E 2024-01-17 18.21.14 - In the same scene as the previous image, add the main character, Victor Frankenstein, witnessing the lightning strike on the oak tree. He is in the mi.png

2장에서나 소설 전체를 이해하는 데 있어 결정적 사건은 오크 나무가 번개에 맞아 그루터기만 남게 된 사건이다.

그동안 중세의 연금술사들의 허망한 과학에 심취해 있던 빅터가 번개 사건을 전기의 법칙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근대과학으로 넘어오는 계기로 삼았다.

이 사건은 빅터가 괴물을 창조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지만, 무생물에서 생물을 탄생시키는 일을 가능케 한 것은 바로 전기를 통해 가능했을 것으로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시체를 모아 만든 "생명이 없는 것에 존재의 불꽃을 일으키기 위해, 나는 갈망으로 거의 몸부림 치다시피 하면서 주변에 놓여 있던 생명의 기구들을 가져왔다."([프랑켄슈타인], 오숙은 옮김, 미래사, 88)

여기서 '생명이 없는 것에 존재의 불꽃을 일으키기"는 바로 전기를 만들어 생명을 불어넣었을 것으로 추측하게 하는 대목이다.(논문: "'미래의 이브', 인간과 기계의 흔들리는 경계" 오영주, 88)

"전기 현상이 과학적 연구 대상이 된 것은 17세기부터이다. 18세기말 프랭클린의 실험을 통해 전기란 물체가 아니라 물체를 통해 흐르고 있는 일종의 에너지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기의 가장 큰 비밀은 풀렸다. 번개는 더 이상 신의 분노가 아니게 된 것이다."(같은 논문, 90)


번개사건은 앞으로 전개될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괴물이 창조와 파괴 사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의 기원이 된다.

그래서 저자 Mary Shelley는 이 소설의 부제로 [근대의 프로메테우스]라는 부제를 붙였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서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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