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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8) : 공격성의 근원

빛의 질서와 잡음 사이


공격성의 근원 


탐구자 : 지금까지 거론된 가정 안에서의 모든 일들이 청소년 자녀의 공격성에서 비롯되는 것이군요. 공격성에 대해서는 나눌 이야기할 것이 매우 많은 것 같은데요?


분석가 :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우주와 인간을 유비 관계로 봐서 대우주와 소우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우리 인간이 인격체 이듯이 우주도 거대한 하나의 인격체일 겁니다. 최근에 유튜브를 통해서 전체 우주를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전체 별들의 모임은 마치 사람이 춤을 추는 듯한 거대한 거인의 모습이었습니다. 지금 공격성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천체 물리학자 이석영 교수의 [빅뱅 우주론 강의]를 참고하자면, 그 책에서 우주배경복사, 암흑물질, 잡음 등의 개념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개념들이 인간의 공격성과 연관시켜 설명이 될 수 있는 부분들입니다. 우주는 대부분 암흑 에너지 암흑 물질로 구성되어 있어 인간이 탐구하여 알 수 있는 부분은 4%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뇌를 사용할 때, 전체의 4%를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한 이치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것은 우주의 what? 질문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석영 교수의 그 책 표지에서 이런 질문을 합니다. “당신의 우주는 얼마나 넓습니까?” 이 질문은 우주의 who? 를 질문하는 것입니다.


탐구자 : 그 질문은 곧, 우주를 통해 ‘나는 누구인가?’를 질문하는 것이겠군요.


분석가 : 그렇습니다. 이석영교수는 빅뱅이론을 하나님의 창조와 유사한 관점에서 다룹니다. 그 책을 읽고 창조와 공격성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봤습니다.     


빛의 질서와 잡음 그리고 공격성   


하나님은 "빛이 있으라"는 말씀으로 천지 창조가 시작되었다. 

이때의 빛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빛은 아닐 것이다. 

시각적인 빛은 다섯째 날에 창조되기 때문이다. 

빛이 있으라 함은 컴퓨터로 말하자면 프로그램을 작동할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만드는 포맷작업에 해당될 것이다. 

그 ‘빛의 있음’은 나머지 5일간의 창조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천체 과학자들이 말하는  ‘우주의 잡음’이란 창조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아직 하나님의 창조가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는 뜻인 것 같다.  


그 잡음은 또 다른 창조를 이끌어 낸다.  

우리 주변에도 ‘잡음’은 얼마든지 있다. 


TV를 틀었는데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을 때 '삐~' 소리와 방영시간이 모두 끝난 후  "치직~"하는 소리, 그리고 녹음을 하면 원하는 소리 외에 들려오는  '치익~'하는 소리. 이런 것들이 바로 그런 잡음에 해당된다. 

이 잡음을 없애기 위해서 기술적으로 많은 노력들이 있어 왔지만, 그 소리는 없앨 수 있는 소리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 잡음은 우주 어디를 가나 존재한다고 한다

단지 모양과 상황에 따라 소리가 다를 뿐인 것이다. 


잡음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잡음은 ‘창조’를 요구하는 소리이다

TV 시작 시간보다 빨리 틀면, '삐~'하고 있던 것이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그 소리는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프로그램이 끝나면 '치직~'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이 전체적인 그림 속에서 잡음은 뭔가를 창작하여 프로그램을 돌리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간관계 역시 그 기본은 ‘잡음’이다. 

아이가 태어날 때 잡음을 내면서 어머니를 부른다. 

아이가 어머니를 필요로 할 때는 그때마다 잡음을 낸다. 

그리하여 아이는 잡음을 통해 어머니와의 관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아기가 내는 이 잡음 속에서 어머니도 어머니로서 아기와 함께 자란다. 

어머니는 유아가 내지르는 잡음의 의미를 알게 되면, 잡음의 리듬을 탈 줄 알게 되면서 아이의 잡음을 다루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어머니는 아이의 잡음을 분명한 의미가 담긴 소리로 바꿔낸다, 

그것은 엄마가 아이보다 더 큰 잡음을 냄으로써 아이의 잡음을 압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의 잡음에 휘둘려 주는 법을 알게 됨으로써 가능해진다. 

그런데 3세가 되면서 아버지가 '어머니-아이' 2자 관계 속으로 ‘아버지’라는 권위자의 이름을 가지고  3자 관계에 진입하게 된다,

그때 유아는 엄청난 굉음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겪게 되면서, 유아는 2자 관계에서 생물학적 존재에서 3자 관계의 사회적 존재로 변화됨과 동시에 세상을 살아가는 중요한 원리를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는 관문을 통과하면서 아버지 뒤에 펼쳐져 있는 세상을 아버지의 이름으로 상징화시켜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능력을 갖추게 되면, 세상이 들려주는 잡음에 압도되지 않고 넓고 광대한 세계를 자신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세계로 축소할 줄 아는 상징능력을 갖추게 된다. 

아이는 자신의 무의식적 지식 속에는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도 3자 관계의 확대에 불과하다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면서 세계를 상징화시키는 능력을 확인한다. 

그리하여 아이는 학교가 가정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도 3자 관계로써 풀어가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청소년은 각종 잡음과 불균형을 바로 잡아가면서 사회 및 세계의 복잡성을 극복해 가게 된다. 

청소년은 이 잡음을 통해  '나'라는 새로운 주체, 내면 안에서 빛의 질서의 창조를 이루어낸다. 

사람이 청년기가 되면 이제 이성 간의 교제를 본격화함으로써 자신 안에 잠재해 있던 여성성과 남성성을 '빛이 있으라'는 내면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온갖 잡음을 겪어내면서  ‘결혼’이라는 새로운 관문으로 들어가게 된다. 

두 남녀가 결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 가정은 두 사람의 유아기부터 비롯된 온갖 잡음들이 집결되는 장소가 된다. 

결혼 전에 매력적으로 보였던 배우자는 자신의 잡음을 드러내기에 가장 적절한 대상을 찾았던 것이다. 

이 잡음은 곧 공격성이다. 한 인격 속에서 하나님의 창조는 공격성을 표출하고 사랑의 리비도와 통합해 가는 가운데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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