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공포증이란, 넓은 공간에 혼자 놓였을 때, 또는 어딘가를 가는 중에 광장같이 넓은 공간에 혼자 있게 될 때, 또는 드문드문 사람이 있을 때 그 공간에 압도되어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반대로 나타날 수도 있다.
도심의 어느 번잡한 거리를 다니는 중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중에 나도 함께 끼어있을 때, 자신의 몸이 분열되는 것 같은 느낌으로 혼미스러워지는 것도 역시 광장공포증을 가진 사람의 증상이다.
또 다른 느낌도 있다.
광장 공포증은 탈출이 어렵거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을 특징으로 한다.
이를 정리하자면, 광장공포증이란 개방된 공간, 또는 혼잡한 공간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상은 광장공포증에 대한 프로이트 식의 서술방식이다.
프로이트는 광장공포증을 불안 신경증의 한 형태로 개념화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이러한 갈등에는 개인이 인정하거나 공개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억압된 성적 또는 공격적 충동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프로이트는 광장공포증이 상징적 대체물로 이해될 수 있다고 가정했는데, 여기서 열린 공간이나 공공장소에 대한 두려움은 무의식적인 불안이 관리하기 쉬운 외부 대상으로 옮겨지는 것을 의미한다.
불안의 실제 원인은 내부 갈등이나 과거의 트라우마 경험과 관련될 수 있지만 개인은 이러한 불안을 붐비는 시장이나 열린 광장과 같은 외부 상황으로 대체한다.
요약하면, 광장공포증에 대한 프로이트의 이해는 이 장애의 발달에서 무의식적인 갈등, 억압, 상징적 대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광장공포증을 성적, 공격적 충동, 사회적 상호작용, 분리 경험과 관련된 더 깊은 불안의 징후로 보았다.
아이는 자라면서 분리와 개성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엄마와 분리된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이 단계는 해결되지 않은 불안이나 부적절한 지원으로 가득 차 있으면 혼자 있고 보호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두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한 경험은 공개된 공간이나 공공장소에 대한 두려움이 버림받고 취약해지는 것에 대한 더 깊은 두려움을 상징하는 광장공포증의 기초를 형성할 수 있다.
아이가 어머니로부터 분리되고자 해서 세상으로 나왔는데, 외부 세계에 대해 상징화 작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넓고 광활한 세계에 대한 공포에 의해 압도되는 것이 나중에 광장공포증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의 정신분석 이론은 유아와 엄마 사이의 초기적이고 심오한 관계를 강조한다. 그녀의 작업의 핵심은 유아가 일차 양육자,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를 내면화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대상관계"라는 개념이다.
클라인은 특히 모유수유 중에 아기가 엄마의 몸을 탐색하는 것이 심리적 발달에 중요하다고 믿었다.
Klein은 유아가 엄마의 신체와 상호작용하는 것은 깊은 심리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가정했다.
모유수유 동안 아이는 영양분을 섭취할 뿐만 아니라 어머니에 대한 가장 초기의 정신적 표상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상호 작용은 유아의 내면세계의 기초이며 정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기는 엄마의 젖가슴을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는지 여부에 따라 양육의 대상이자 잠재적으로 좌절감을 주는 대상으로 경험한다.
이러한 이분법은 유아가 불안과 양면 감정을 관리하기 위해 어머니를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으로 나누는 "편집증-분열성 위치"의 발달로 이어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아는 이러한 분할된 부분을 통합하면서 어머니가 선할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전체 대상임을 인식하면서 "우울한 위치"로 이동한다.
이러한 깨달음은 건강한 정서 발달에 필수적인 죄책감과 보상에 대한 욕구를 키워준다.
탈출이 어렵거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을 특징으로 하는 불안 장애인 광장공포증은 Klein의 어린 시절 경험과 대상관계라는 렌즈를 통해 이해될 수 있다.
광장공포증을 가진 사람이 그 증상에 압도되지 않기 위해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다.
말하자면 어머니와의 분리를 위해 상징적인 방법을 동원하게 되는데, 어머니의 몸에서 확 벗어나서 세계로 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세계로 나가는 방식을 어머니의 몸에 대한 탐구로 상징화시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여행을 좋아하는 방식으로 어머니의 몸에 대한 탐구를 하면서 동시에 외부 세계로 진출한다.
그렇게 하는 방식도 얼마나 병리적인가 아니면 정상적인가로 나눠진다.
그렇게 나뉘는 기준은 그 여행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여행을 좋아하는 데 가족과 상의 없이 혼자 두 달씩, 세 달씩 해외여행을 떠난다.
하도 안 나타나서 행방불명 신고를 하려고 할 때쯤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다가 가족과 한 달을 같이 살다가 또 어느 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또 가족을 떠나지는 않지만, 정서적으로 가족을 떠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는 매일 집에 있지만, 그가 집에서 하는 일은 TV를 틀어놓고 여행에 관한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다.
여행 프로그램에 몰입하여 그 재미에 빠져 가족들과 대화를 할 생각이 없다.
아내가 말을 걸어도 답변이 없다.
몰입했기 때문에 아내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말을 걸기 위해서는 가족이 직접 가서 몸을 흔들어 깨워야 한다.
어떤 아이는 지리를 좋아한다.
지구본을 사다 놓고, 책상 위에는 온통 세계지도를 그려 놓은 종이로 가득 차 있다.
세계 도시마다 특성과 인구수, 혈통, 유전자, 지역인들의 성격특성, 도시의 역사 등을 다 파악하고 있다.
산맥과 산 이름, 강의 이름과 길이, 어느 나라의 주변국, 어느 나라의 문화적 특성 등을 다 꿰고 있다.
어떤 청년은 서울 지하철 역을 다 외우고 있다.
그가 요즘 도전하는 것은 역마다 연결되어 있는 버스 노선과 버스의 경유지, 목적지 등을 외우는 것이다.
그에게 "내가 어디를 가려고 하는데, 지하철 버스 어디서 어떻게 몇 번을 갈아타야 해?"라고 물으면 즉석에서 해답이 나온다.
어떤 프랑스 여성은 우리나라 도시마다 부동산 관련 정보와 교통에 대한 정보를 꿰뚫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지역마다 아파트 시세, 가격 변동에 대해 다 꿰고 있다.
교통에 대한 정보를 꿰고 있어서 최근에는 문화교통부의 어느 부서에 알바 일자리를 찾아 취직했다.
광장 공포증은 단순히 넓은 광장에 대한 공포, 혼잡스러운 공간에 대한 두려움에 그치지 않는다.
사람은 현재를 살아도 일생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래서 현실에서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 또는 내가 일으키는 일은 내가 짊어지고 살아온 일생의 문제와 다 연결이 되어 있다.
과거의 삶 중에서도. 원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유아기, 첫 1년에 어머니와의 관계와 관련되어 있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첩경은 현재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유아기에 어머니와의 관계성과 어떻게 연결하여 이해해 내느냐에 달려 있다.
이처럼 현재 내가 행하거나 당하거나 직면하는 문제에서 그 기원이 되는 유아기의 어느 관점을 이해함으로써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여 더 이상 에너지와 감정을 과거의 것을 사용하지 않게 됨으로써 과거에 묶여 있던 에너지를 회수해 올 수 있다.
그동안 과거에 묶여 있는 에너지를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 나는 더 생생한 삶을 살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