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자녀도 모두 독립이 필요하다
2022년 한국의 이혼 통계에 따르면, 이혼 건수는 9만 3천 건으로 전년 대비 8.3% 감소했지만, 여전히 30대 초반(30~34세)에서 이혼율이 높은 연령대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2022년 이혼 1000명 중 30~34세 사이가 40건, 명수로는 80명으로 다른 연령에 비해 가장 많았다
특히 이 연령대에서 이혼이 많았던 이유로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결혼 후 5~9년 사이에 이혼하는 비율이 높다는 통계가 보여주듯, 이 시기는 결혼 생활 초기의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는 시기이다.
또한 경제적 부담, 육아와 관련된 스트레스, 혹은 부부간의 역할 분담 문제 등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한국 사회에서 결혼 연령이 점차 늦어지면서 30대 초반은 여전히 결혼 초기 단계에 속하는 연령층으로, 이들은 아직 안정된 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결혼 후 첫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가는 과정에서 부부 갈등이 심화되는 경향도 있다..
셋째,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결혼과 이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
이혼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약해지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는 결혼 생활에서 불행을 참지 않고 이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 세대는 한국 전쟁 이후 태어나 경제 발전과 민주화 운동의 과정을 직접 경험한 세대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산업화와 함께 국가 경제의 중흥기에 노동자로서 활동했으며, 근면과 성실,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가족 중심적이며 전통적인 가부장적 가치관이 강한 경향이 있다.
주요 의견차이: 이들은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이 강하며, 안정된 직업과 가족 중심의 생활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더 이상 이런 전통적인 가치관을 절대적이라고 보지 않으며, 개인의 삶과 행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X세대는 민주화 운동을 경험하며 정치적, 사회적 변화 속에서 자라났다.
또한, 이들은 산업화의 성장기를 함께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 세대는 부모 세대와 달리 개성과 자율성을 중시했으며, 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비문화의 확산을 경험했다. 초기 컴퓨터 및 인터넷의 도입을 경험한 세대로, 기술에 대한 적응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주요 의견차이: X세대는 부모 세대에 비해 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직장과 사회적 성공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반면, 젊은 세대는 이보다 더 유연한 직업 관념과 자아실현을 중요하게 여긴다.
밀레니얼 세대는 정보화 시대의 시작을 경험하며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본 첫 세대이다.
이들은 교육 수준이 높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세계와 연결된 경험을 중시한다.
하지만 이 세대는 한국의 고용 시장 악화와 주거 문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불안을 많이 겪는 세대이기도 하다.
주요 의견차이: 밀레니얼 세대는 직장 안정성보다는 개인의 가치와 자율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특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부모 세대가 중시하던 성실과 헌신의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며 자라온 세대이다.
이들은 더 빠르고 효율적인 기술 사용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중시한다.
사회적 문제에 민감하며,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경향이 있다.
주요 의견차이: Z세대는 기업이나 국가보다는 개인의 삶과 자율성을 더욱 강조하며, 일방적인 권위에 대한 저항감이 강하다.
이들은 전통적 권위나 규범보다는 자기표현과 창의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기성세대의 가치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M세대와 Z세대를 합쳐서 MZ세대라 부른다.
알파 세대는 아직 성장 중인 세대로,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 환경에서 자라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교육과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정보에 빠르게 접근하며, 이미 Z세대보다도 더 진보된 디지털 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주요 의견차이: 알파 세대는 전 세대보다도 더 기술에 의존적이고, 빠른 변화 속에서 유연하게 적응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성인기를 맞이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가치관의 형성 과정에서 부모 세대와 어떤 차이를 보일지 확실하지 않지만, 부모 세대의 전통적인 사고방식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다섯 세대 간의 주요 차이는 그들이 성장한 시대적 배경에서 비롯된다.
경제 상황, 기술 발전, 교육 환경, 사회적 변화 등이 세대 간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개인의 행복, 직업 관념, 가족에 대한 인식 등에서 다양한 의견 차이를 낳았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개인의 삶과 자아실현을 중시하며, 집단적 가치보다 개인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세대 간의 소통과 이해는 이러한 배경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다른 가치관을 존중하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 각 세대가 서로 다른 경험과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함으로써, 세대 간의 갈등을 줄이고 공존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2020년대의 남성은 그동안 기술적으로는 현대 사회의 변화에 적응했지만, 가정 내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가부장적 질서를 고수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반면 여성들은 사회에서의 지위와 역할 변화에 발맞추어 가부장적 질서를 벗어나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으며, 결혼 후에도 이러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 충돌은 오늘날 결혼 생활에서 갈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나의 앞의 글에서도 밝혔지만, 남성은 역가가 낮아 시대변화나 환경변화에 따른 의식 전환이 매우 느린 반면, 여성은 역가가 높아 외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현대 남성들은 기술이나 경제적 측면에서는 매우 진보적이고 현대화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서 기술과 지식 습득에 있어서는 큰 문제를 겪지 않으며, 직업적으로도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사적인 영역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가부장적 질서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결혼 후 남성들은 아내가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 즉 가정의 중심이 되고 자녀를 양육하며 가사 노동을 담당하는 '현모양처'의 역할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대는 남성들이 가정 내에서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무의식적인 심리적 욕구와도 연결될 수 있다. 전통적인 가부장적 질서는 남성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동시에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지우는 구조였으며, 이는 남성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한다.
말하자면, 가장으로서 경제적 책임의식이 강한 남성일 수록 가부장적 질서가 안정감을 준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남성이 아내에게 현모양처의 역할을 하는 것 역시, 안정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남편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이 가정 경제를 책임지고 있으면, 아내는 현모양처로서 전통적 여성상의 역할을 해 내는 것이 가장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20대나 30대 초반의 아내들은 , 이러한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자율성과 평등을 요구하면서, 남성들은 결혼 생활에서 갈등을 겪는 현대여성인 것이다.
분명한 것은 남성보다 여성이 역가가 높기 때문에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진 만큼 가정 내에서의 요구 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결혼 생활, 부부관계, 부부갈등 등을 다 지켜보면서 자기 갱생을 꿈꿔 왔다.
그리하여 여성들은 전통적인 가부장적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오랜 노력을 해왔다.
교육 기회의 확대, 경제적 독립성의 증가, 사회적 역할의 변화 등은 여성들이 더 이상 가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에서 자신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여성들이 결혼 후에도 자신의 커리어와 자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욕구로 이어졌다.
현대 여성들은 결혼 후에도 자신의 경력을 지속하고, 남성에게만 경제적 책임을 지우지 않고 가사 노동을 공평하게 나누고자 하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 머물러 있는 남성과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여성들은 가정 내에서도 평등한 관계를 원하며, 전통적인 성 역할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
이는 여성들이 결혼을 연기하거나, 아예 결혼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여성의 모성성 감소' 이것이 이 시대 여성들의 가장 큰 화두가 될 수 있다.
남편이 아내가 '현모양처'로서 자리를 지켜 달라는 것은, 아내로 하여금 모성성을 발휘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자신의 어머니 세대는 모성성이 풍부했고, 그 모성성 덕분에 남편이 여러 모로 부족해도 어머니의 모성성으로 커버해 주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20대 30대 초반 여성은 어머니세대와는 다른 성역할을 해 왔다.
현대여성들이 사회에서의 역할이 확장되고, 개인의 자아실현과 경력 추구가 중요해지면서, 전통적인 모성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여성들은 자녀를 꼭 낳지 않아도 되며, 낳아도 하나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젊은 여성들은 어머니 세대보다 모성성이 많이 감소해 있기 때문에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도 덜 느끼고 있으면 육아보다 자기 관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성도 생겨났다.
더군다나 사회적인 성 역할 교육에서 페미니즘과 성평등의식의 고조로 더 이상 자녀 돌보는 것이 여성만의 역할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는 여성의 전통적인 모성성 개념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젊은 부부는 늘 이런 갈등 속에서 살아간다.
남편과 아내 사이의 의식 내용이나 구조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신혼부부 사이에서도 너무 쉽게 '이혼'이라는 단어를 내뱉는다.
시부모님과 며느리 사이에 5개의 세대가 끼어 있다면, 다른 시대 같았으면 약 150년의 세대차이가 있는 셈이다.
전통적으로 한 세대가 30년 인 것을 감안하면 그런 계산이 나온다.
150년이면, 조선시대 말에 사는 시부모와 현대를 살아가는 며느리의 입장차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남편은 자기 원가족, 즉 시댁을 포함한 가족 구성원을 다 챙기고 섬기려는 집단적 사고를 하는 반면, 아내는 개별적 사고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모성성이 풍부한 세대, 즉 어머니 세대에는 '여자는 남자를 9배 더 사랑한다'
그만큼 부모 세대의 여성은 풍부한 모성성을 가지고 있었다.
부모세대의 여성은 친정부모, 친정의 형제, 조카들까지 그리고 시댁의 부모, 남편의 형제, 그 조카들까지 다 챙겨도 에너지가 남아돌았다.
그래서 매우 집단적 사고를 하기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 여성은 모성성이 감소되었기 때문에, 시댁부모 형제는 물론 친정 부모형제조차도 챙길 여력이 없다.
현대 여성은 매우 개별적 사고를 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에 친정 시댁의 규모로 삶의 확장되면 기본적인 인격이 무너지기 일쑤다.
이런 시대에 젊은 부부가 이혼을 염려하지 않고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부모 세대와 선을 확실하게 긋는 작업이 필요하다.
사실상 이런 작업이야 말로 진정한 독립이다.
우리 사회는 오랜 세월, 유교적 효의 개념에 묶여 결혼한 후에도 진정한 독립을 이루지 못해 온 집안이 뒤죽박죽 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날 부모들은 자녀가 결혼하겠다고 배우자 감을 데리고 와서 인사시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부모의 형편을 살피지 않아도 두 부부만이라도 잘 살아가는 것을 멀리서 지켜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효를 다 하고 있다고 봐야 마땅하다.
독립을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는, 부모도 자녀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이런 독립을 해낸 가정이 과연 얼마나 될까?
5%도 안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