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관점, <자기(self)>에게 모아지는 초점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발명품, <자기>

탐구자 : 이 매거진의 독자는 누가 되어야 할까요?


분석가 : 자녀를 양육하느라 씨름하고 있는 모든 부모님들 특히 어머니들, 그리고 상담 현장에서 책임있는 상담을 감당하고자 하는 상담사들, 사람의 영혼의 문제를 다루는 종교 성직자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사람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이 글들을 꼭 읽었으면 합니다.


탐구자 : 인간 이해를 위한 이 글들의 접근 방법은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해요. 서점에는 수많은 상담 서적과 심리학 관련 책들, 그리고 각종 자기 계발서 등이 나와 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 볼 때 위니캇을 공부하고자 하면 위니캇의 책을 읽으면 되는데, 굳이 이 책을 써야 하는 이유가 뭔지, 또 독자에게 어떤 관점을 제시해 드리고 싶은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분석가 : 지금까지 제가 연구해 온 것은, 철학, 신학, 정신분석학입니다. 제가 여러 가지 연구를 해 것은 ‘인간 이해’에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 궁극적인 지점은 <자기 정체성 self-identity> 찾기 입니다.


<자기>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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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자 : 분석가께서는 인간 이해를 위해 왜 한 가지 학문에 집중하지 않고 그렇게 여러 가지를 해야만 하는지가 궁금해지는군요. 철학적 인간 이해와 신학적 인간 이해, 정신분석학적 인간 이해 각각 지향하는 바가 다르고 그 내용도 다를 텐데 말입니다.


신학자 : 오늘날 철학자는 신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신학은 조직신학에서 말하는 인간론을 벗어나서 인문학으로 들어가면 인본주의라고 오해를 합니다. 성경이면 인생의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다고 주장하는 목회자들도 있습니다.그것은 매우 편협한 생각입니다.


분석가 : 정신분석학은 철학을 바탕으로 세워진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철학에 대해 무지하여 마치 출가 외인 취급을 받는 딸처럼 친정을 돌아보지 못한 채 발전해 왔을 뿐 아니라, 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죠. 나는 이 세 분야를 하나의 초점으로 모을 수 있는 핵심 개념을 보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자기’(self)입니다.


탐구자 : 신학에서는 성경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고 보지 않나요?


분석가 : 성경은 정답을 말한다는 점에서는 맞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정답만 가지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 정답이 어떻게 정답인지를 학문적으로 풀어내어 것이 철학이고, 삶을 통해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삶 속에서 해답을 풀어가는 것이 바로 <정신분석학>이라 생각합니다.


신학자 : 나의 모든 초점은 성경에 맞춰져 있지만, 성경은 모든 것이 압축되어 있는 책입니다. 시간적으로, 문학적으로, 철학적으로, 자연과학적으로 압축되어 있는 책이 바로 성경입니다.

예를 들면, 창세기 1장은 엄청난 내용을 압축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풀어내면 수천만장으로도 부족한 오늘날의 천체 물리학 연구결과가 될 것입니다.


탐구자 : 압축되었다는 것은 풀어내야 한다는 가정 하에서 나올 수 있는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분석가의 말대로라면, 왜 진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풀어내면서 변형을 해야 하는가 하는 비판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


철학자 : 성경의 진리는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내야 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플라톤 철학을 함께 놓고 고민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가 만들어낸 개념이 바로 ‘자기’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플라톤 철학을 성경에 대입하여 교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삼위일체론, 창조론 등 아우구스티누스가 만들어 낸 수많은 교리가 바로 플라톤 철학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에서 '자기'에 대해 이야기하면, 인본주의라고 몰아붙일 태세일 겁니다. 그러나 이 용어가 아우구스티누스가 발명한 용어라고 말하면, 어쩔 수 없이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자기(self)는 하나님의 또 다른 이름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자기는 나만의 자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너의 자기, 그의 자기, 우리 모두의 자기, 자연의 자기, 전 우주의 자기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아우구스티누스의 자기에 대한 견해입니다.


분석가 ; 칼 융의 분석심리학의 초점도 또한 바로 이 ‘자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교리적으로 ‘성화’를 매우 강조하지만 그 성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해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칼 융이 제시하는 <인격의 발달>, <개성화(individuation) 과정>은 성경에서의 <성화 과정>을 구체화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책의 모든 내용의 초점은 바로 <자기(self)>입니다.

‘자기’의 개념 이해는 정신분석을 떠나서 인생의 문제(심리적 상처와 각종 증상의 문제), 존재의 의미, 삶의 성숙, 신앙과 신에 대한 이해, 나와 타자와의 관계(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문제), 나와 세계 및 우주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것입니다.


독자들이 가질 수 있는 기대


탐구자 : 분석가께서는 이 책의 저자로서 독자들이 어떤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쓰신 것인가요?


분석가 : 위니캇 편을 시작으로 해서 여러 정신분석학 관련 책들과 상담 사례집 및 각종 분석 관련 자료들이 계속 출간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출간코자 하는 모든 책들은 모두 ‘자기의 발견’과 ‘자기의 발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독자들에게는 이 글들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상담 서적, 심리서적, 자기 계발 서적 정도로 여기지 말고 진지하게 읽어나갈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러면 자기의 발달이 일어날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탐구자 : 그렇다면 저자로서 이 매거진이 대중적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분석가 : 대중의 시선을 원치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어떤 층의 독자라 할지라도 보다 진지한 태도로 읽어 나가라는 것을 당부하는 겁니다. 저는 독자들이 이 글들을 읽으면서 그동안 외면해왔던 자기 자신의 내면세계를 깊이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탐구자 : 이 글은 신학자를 등장시킴으로써 기독교 관점이 많이 나오게 되는 것 같은데, 저자로서 비기독교인들을 배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요?


신학자 : 내가 기독교적 관점을 가지고 오는 것은 이 책을 쓰는 나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고자 함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비기독교인들을 배제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독교 사상은 이미 모든 종교의 원형으로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타 종교를 믿는 사람이나 무신론자나 그 누구라도 기독교 사상이 가지고 있는 인류 보편성을 인정한다면 보편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이 글들의 세계를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위한 책이니까 종교적 이유로 외면할 필요는 없습니다.


분석가 : 그렇습니다. 진정으로 ‘나는 누구인가?’를 발견하기 원하는 사람들은 제가 쓰는 책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하는 것과 같은 희열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탐구자 : 자기를 발견하고, 자기를 발달시킨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분석가 : 자신 안에 있는 존재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가장 나답게 사는 길을 찾아가는 것을 말합니

다. 그것을 위해서는 독자 자신의 무의식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탐구자 : 이 책을 읽는다고 무의식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까요?


분석가 : 이 책의 서론을 여기까지 진지하게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무의식 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잠들면서 꿈꾸기를 기대해 보세요.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날 때 그 꿈이 기억나 면 반드시 그 꿈을 기록해 놓으세요. 그리고 꿈 일기장을 만들어 꿈 일기 쓰기를 계속해 보세요. 그것만으로도 무의식은 나를 새로운 삶을 이끌어주게 될 것입니다.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으면, 그 꿈 일기장을 들고 저자나 다른 정신분석 상담자를 찾아가서 꿈 분석을 받을 것을 권해 드립니다. 그러면 내 안에 있는 ‘자기’가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내 자신에게 새로운 차원의 삶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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