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매주 주말 중 하루는 꼭 가는 동네 카페가 있다.
매일 비슷한 오전 시간에 가서 같은 밀크티와 커피를 마시며 작업을 하는데 오늘은 지인들과 점심 약속이 있어 오후 늦게 왔더니 오전에 조용한 분위기와 달리 2인 테이블석이며 4인석이며 빈자리가 한 곳도 없이 빽빽하게 손님들이 들어차 있었다.
아무래도 손님이 많다보니 소음도 생각보다 컸다.
‘여기가 이렇게 손님이 많은 곳이었구나.’ 하며 오늘은 글쓰기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왕 왔으니 밀크티를 주문하는데 사장님께서 ‘저희 집 밀크티 자주 드셔보셨죠? 혹시 페퍼민트 밀크티 드셔보셨어요?’ 하며 여쭤보신다.
다른 건 마셔본 적없다하니 페퍼민트 밀크티 맛있다며 시음용으로 따로 주셨다.
다른 것도 마셔보라며 함박웃음으로 준비해주시는데 손님이 많아서 어떡하지 하며 살짝 쳐진 기분을 무색하게 만들어 주셨다.
습관처럼 늘 오던 카페에 왔을 뿐인데, ‘앞으로 더 자주 와야겠다.’며 다짐하게 된다.
생각지 못하게 친절함을 경험하면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은 채로 지낼 수 있다.
게다가 이 카페는 체인점인데 이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까지 덩달아 좋아지니 사장님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 아닐까?
내가 베푼 친절은 아주 작은 것이지만 때로는 그 친절함이 돌고 돌아 더 크게 돌아올 수도 있다.
나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으로 식당에 가면 직원 분들께 꼭 감사하다, 잘 먹겠다, 너무 맛있겠다는 인사를 꼭 한다. 리액션이 좀 크다보니 직원 분들도 기분 좋게 받아주신다.
때로는 서비스로 음료수를 받기도 하고 사장님께서 우리 테이블을 더 자주 살펴주시는 것 같기도 하다.
반면 어떤 곳은 퉁명스러운 직원 분들도 있다. 자리에 서빙을 해주실 때도 그릇을 툭툭 놓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면 나는 오히려 ‘감사합니다.’ 하며 웃으며 인사한다.
열에 아홉은 다음 서빙을 할 때는 웃으며 친절하게 서빙을 해주신다. 역시 ‘친절함’에는 힘이 있어서 쉽게 상대방에게 전염되는 것 같다.
자주 보는 유튜브 채널 중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니는 유튜버가 있다.
와인전문가라서 항상 여행지에서 다양한 와인을 마시며 추천하는데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서버의 불친절함과 오더를 받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려 옆 자리 손님들마저도 불만이 가득 쌓인 상황이었다. 다들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며 서버와 식당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유튜버가 위트 있게 서버에게 두 팔을 휘저으며 ‘이렇게 당신을 부르면 되나요?’하며 웃으며 양팔을 손위로 올리고 휘휘 젓는다.
서버는 그 모습에 활짝 웃으면서 메뉴를 받고 음식을 내오는데, 그 순간 지금까지 불친절하고 퉁명스러운 서버의 분위기가 180도 바뀌며 이 유투버 부부에게만 친절하게 응대한다.
심지어 주문과 달리 잘못 나온 음식을 선물이라며 제공한다. (물론 본래 주문한 음식도 제대로 내어왔다.) 이 유튜버는 주변 손님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화가 났던 손님들마저도 기분 좋게 만들었다.
서버의 기분도 좋아지고 손님들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데 유튜버는 서버의 불친절함에 불만을 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위트 있게 넘기며 친절한 태도로 반응한 것이다.
이 영상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서 몇 번이고 돌려보는데, 언젠가 나도 저런 일이 생기면 꼭 위트 있게 그리고 친절하게 반응해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누군가의 친절을 바라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친절해야하는 건 마치 불변의 법칙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친절한 말 한마디, 혹은 친절한 태도가 누군가에게는 하루치의 위로가 되거나, 하루를 견뎌 낼 힘이 될 수도 있으며 동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경험을 한번씩은 다 겪어보았을 것이다. 결국은 친절함은 순환이라는 것. 흐르고 흘러서 다시 나에게도 돌아온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