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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공이 Jun 06. 2021

신, 만들어진 위험

감상문


비신론자인 내가 무신론자의 길로 걸어가게 할 수 있는 책을 찾고 있었다. 책 제목을 보자 이것이 내 길을 트여줄 가이드가 될 수 있겠구나 싶어 고민없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신, 만들어진 위험. 사실 이 제목에 부합하는 장은 얼마 안 된다. 1장에서 3장까지만 ‘만들어진 신의 위험’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신이 행한 악행을 여러 차례 보여주는 것으로 말이다. 만약 신이 정말 그랬다면, 그럼에도 신을 믿는다면 인간은 다른 존재보다 고차원적이라며 자만할 수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나는 기독교에 몸을 담은 적이 있다.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기보단 무엇이든 종교를 가지는 것이 좋겠다는 어린 마음에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비신론자가 되었다. 궁금해할까봐 말하지만 난 무신론자가 아니라 비신론자다. 신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것은 신을 부정한다기 보단 신을 의심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직까지의 내 신앙심은 무신론보단 비신론이라 볼 수 있다.


세상은 이미 종교가 아닌 과학이 쥐어잡고 있다. 떠있는 별도, 빛을 비추는 태양도, 어둠과 함께 떠오르는 달도, 물과 하늘과 땅이 존재하는 지구도 이미 과학으로써 입증했기에 창조를 주장하는 종교보다는 과학이 더 신빙성이 높기 때문이다.


태초를 설명하는 것, 당연함을 설명하는 것, 무지를 타파하는 것. 예전에는 이 것을 신의 존재로써 설명했지만 현재는 다르다. 갈릴레오가 지구는 태양을 공전한다고 말을 함으로, 뉴턴이 사과가 떨어진 것을 목격함으로, 다윈이 종을 연구하며 생존에 의해 선택진화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함으로 우리는 신보다는 과학을 더 믿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로 종교는 힘을 잃었고 진리라 믿었던 신의 행위가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것이 과거와 현실의 차이다. 신이 불가능한 일을 행함을 신의 권능이라 믿은 것과 불가능한 일을 행함은 이성적으로 당연히 불가능이라 여기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한 합당한 논리를 펼치는 것. 종교의 당연함에 과학이란 이름으로 금이 생김으로 더 이상 기적이라 불리었던 불가능한 일을 믿지 않게 되었다.


책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이 모든 흐름을 과학을 이용해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1-3장은 신의 행위를 기록한 고서를 필두로 신을 부정한다. 그 외의 거의 모든 장은 과학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창조론보단 진화론을 더 신뢰한다. 하지만 더 신뢰할 뿐이지 확실하게 무언가를 지지하진 않는다. 리처드는 그런 태도를 확실하게 잡아 놓을 수 있는 의심할 여지없는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진화론을 신뢰하게 만든다.


리처드 도킨스는 종교를 공부하는 신앙자도 아니며 인생, 인간, 세상을 공부하는 철학자와도 거리가 멀다. 어떻게 보면 신앙과는 정반대에 있는 과학에 몸 담고 있는 과학자이다. 사실 책을 구입하기 전에 이 사실을 알았다면 책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원했던 내용은 진화론이 즐비한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종교를 믿고 신앙심을 뿌리치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였다. 그리고 과학을 주로 삼은 내용이 아닌 성경과 같은 해당 종교의 경전의 모순을 잡아내는 1-3장 같은 내용이 주가 되는 내용이길 원했다.


이미 과학을 믿고 진화론을 지지하는 사람인 나에게 ‘신, 만들어진 위험’은 진화론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지식을 알려주는 책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지만 아직까지도 종교와 과학 사이에 갈등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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