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독서의 즐거움
책을 읽은 이유는 그저 성적을 위해서였다.
고등학교 때 책을 읽은 이유를 들자면 나는 주저 없이 첫 번째로 말할 것이다. "성적 때문이요". 그저 대학을 가기 위한 책들, 이론들을 배우며 머리는 복잡했고, 스트레스로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갯길을 걷는 듯한 삶을 살아왔다.
성적은 그럭저럭 평균 정도 하였고, 나의 꿈과 가장 가까운 길을 택하여 대학교에 들어왔다. 대학에서 배우는 책들은 전공을 위한 책들이고 나의 꿈과 가까운 전공이었기에 너무나 재밌게 공부했다. 해부학을 배우며 뼈들과 근육들의 위치와 신경을 배우며 우리 몸이 어떤 과정으로 반응하게 되는지 알게 된다. 책의 흥미를 조금씩 맛 들여갔던 탓일까. 고등학교 때는 열심히 공부해야 되는 걸 알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책들로 하는 공부가 아니었기에 그저 형식적인 글자를 읽어가며 질려갔고 책을 더욱 멀리 했지만 대학 책들은 너무 재밌었다. 읽고 또 읽고 반복적으로 읽으며 자연스레 읽기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정말 그때 깨달았다. 재밌어서 즐기면서 읽는 책은 너무 재밌다는 것을. 분야에 상관없이 자신이 가장 흥미 있어하는 책을 읽으면 어느 순간 몰입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볼 수 있다. 나 또한 그랬고 같이 놀러 가자는 친구의 말도 잊은 채 열심히 공부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책을 열심히 읽다 보니 깨달은 사실이 있다. 책을 읽지 않은 내가 너무 후회될 정도로 뇌가 멈춰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되어 더 이상 종이 책들을 일상생활에서 핸드폰보다 많이 접하기가 쉽지 않다. 옛날에는 신문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손가락만 움직이면 모두 알 수 있다. 예전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 속 스마트 폰에 이끌려가듯, 나의 뇌는 이미 편의성에 젖어 그 기능을 잃은 것이다. 나는 깨달았다. 핸드폰이 편리하여 너무 좋은 부분도 있지만 책을 읽지 않는다면 뇌가 굳는다는 것을. 아주 미세하게 굳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신 차려보면 많은 부분 그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생겼다. 말도, 생각도 전보다 훨씬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갔다.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 예전 같으면 속단하여 판단할 것 같은 일들도 한번 더 생각하며 되돌아보는 능력이 생겼다. 또한 좁아져 있던 시야가 조금씩 넓어져 갔고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책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저절로 여러 가지 글쓰기에 관심이 생기며 짧은 글들을 쓰곤 하며 생각에 빠진다. 그 시간은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나만의 시간으로 만들어 혼자 깊은 생각을 하며 힐링을 한다.
책은 나에게 든든한 동반자이자 친구이다. 외로울 때, 지칠 때, 힘들 때와 같은 힘이 필요한 순간 말고도 행복할 때, 기쁠 때 와 같은 순간 속에서도 내 곁에서 함께 해준다. 둘도 없는 친구이자 기댈 수 있는 나무와 같은 존재. 힘이 들고 지칠 때 한 번쯤 책에 기대 보자. 당신의 위로받지 못한 마음을 예기치 못한 구절이 쓰다듬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삶 속 친구 같은 책의 존재, 이제는 앞으로 쭉 같이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