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이 적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주변 사람과 다퉜다.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 한구석에 작은 돌멩이 하나가 계속 굴러다니듯 나의 마음을 힘들게 했고, 어느 순간 그 사람과 적이 되어 서로 잘 안 되길 빌고 있었다.
주변에서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났을 때, 사람들은 종종 다툰다. 일 할 때 일이 힘들어서 그만두기보다 사람이 힘들어서 그만둔 경우가 종종 있는 걸 주변에서 보면, 정말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여러 사람을 만나고 사람마다의 성격이 모두 다르기에 트러블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느껴진다. 나 또한 성격이 정반대인 사람과 만나서 마음이 한동안 심란했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다툰 이후 아무 고민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나와 같은 성격은 걱정이 걱정을 낳는 성격이기에 작은 다툼도 마음속에 풍선이 있는 것처럼 부풀어갔고 나에게 물었다. "내가 먼저 굳이 사과를 해서 관계를 풀어야 해? 이 사람 말고도 나와 맞는 사람이 많은데 굳이 관계를 이어 나가야 하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서로 너무나 잘 맞는 성격이더라도 같이 지내다 보면 완벽하게 똑같은 사람이 아니기에 다툴 수밖에 없으며, 더군다나 정말 반대대는 사람의 성격이라면 무조건 다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질 수도 있고 혹은 오해로 인한 다툼이어서 풀릴 수도 있지만, 감정의 주파수가 맞지 않는 관계라면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나는 보통 다툼이 있으면 바로바로 풀어야 하는 성격이지만, 나의 주변 지인들은 다툼이 있게 된다면 시간을 가지며 마음이 가라앉고 생각이 정리된 후 풀어야 되는 성격이다. 이런 성격의 차이 때문에 종종 나는 오해했다. "이 사람은 나와 더 이상 관계를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건가?"라고. 하지만 그건 그 사람과 나의 감정 주파수가 맞지 않았기에 생기는 일시적 현상인 걸 깨닫고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먼저 내가 사과하기로 했다.
작은 자존심으로 인해 사과하는 걸 꺼려하는 나였지만, "주변에 적을 두며 삶을 살아가지 말자" 어디선가 흘려들은 이 말 때문에 자존심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지 않았지만 삶을 살아오면 정말 세상이 좁다는 것을 느끼고, 나와 다툰 그 사람이 적이 되어 어느 순간 나에게 칼을 빼들어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오며 맞지 않는 성격의 사람을 만나 다투고 감정이 소비되며 힘든 경우가 있을 것이다. 나와 같이 처음에는 작은 감정이 어느 순간 눈덩이처럼 불어나 큰 눈사람을 만들어 앞을 가로막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마음속에서 피어오른 "먼저 정중하게 사과할까?"라는 마음을 지나치지 말자. 그 작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사과함으로써 적으로 등 돌리고 있던 사람도 어느 순간 가까운 아군이 되어 당신을 옹호해 줄지도 모르니.
주변 사람이 적이 되면 어느 순간 힘든 일이 생길 때 더 힘들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에 적어도 나는 적을 만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작은 자존심 하나를 버리고 사과함으로써 그 사람과의 관계가 회복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적이 될 확률은 현저하게 적어지지 않을까. 감정의 주파수가 맞지 않아서 그렇다 생각해보자 그러면 한결 마음이 편하고 사과할 수 있는 용기가 조금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자존심을 내려놓기란 쉽지 않으며, 연락이 끊긴 다툰 친구가 갑자기 연락을 해서 사과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안다. 하지만 기회가 되어 오해를 풀 일이 생긴다면 꼭 풀었으면 좋겠다. 마음에 두는 작은 돌멩이가 어느 순간 큰 바위가 되어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작디작은 모래로 변해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