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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현 Dec 29. 2018

[시] 우리의 항해

우리의 항해



 홀로 새벽을 표류할 때면
 무얼로 알 수 있을까 나의 경도를
 별도 지워진 골목에 서면
 별로 까닭도 없이 불안해진다

 부지런한 걸음들이
 부질없는 구름으로 감춰질까봐
 지켜보던 나침반도
 지쳐버린 침묵 아래 멈춰질까봐

 햇빛이 눈썹까지 번져올 때야
 입술로 기억해낸다 너의 번호를
 널 부를 순 없지만
 함께 탈 차편을 예매하기엔
 우리의 예정이란 애매한 일이지만

 외워둔 번호가, 외롭다고 말할 상대가 있다는 것
 바라볼 사랑이 있다는 그 사실로
 나는 출범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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