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새벽을 표류할 때면
무얼로 알 수 있을까 나의 경도를
별도 지워진 골목에 서면
별로 까닭도 없이 불안해진다
부지런한 걸음들이
부질없는 구름으로 감춰질까봐
지켜보던 나침반도
지쳐버린 침묵 아래 멈춰질까봐
햇빛이 눈썹까지 번져올 때야
입술로 기억해낸다 너의 번호를
널 부를 순 없지만
함께 탈 차편을 예매하기엔
우리의 예정이란 애매한 일이지만
외워둔 번호가, 외롭다고 말할 상대가 있다는 것
바라볼 사랑이 있다는 그 사실로
나는 출범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