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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Jul 18. 2023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나를 말해 준다.

사십이 넘은 지금의 나

나는 참 옷을 좋아한다. 옷이란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기도 하다.

신문사에서 일을 하면서 나는 다소 독특한 아이로 비쳤다.

모노톤 한가득한 곳에서 알록달록한 모습 그리고 화려함이 가득한 액세서리

키도 작고 체구도 작은아이는 그렇게 화려함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미에 관심이 많았던 나였나?

그것도 아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대학 때 유일하게 사재 꼈던 것이 귀걸이

참 귀걸이를 그렇게 좋아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메일 아이디의 공주는

내가 아르바이트하던 액세서리 집의 상호명이었다.

돈이 생기면 그 젊은 날 다른 것에 아닌 액세서리 집을 들낙거렸다.

주인 이모는 나에게 아르바이트를 하기를 제안했고 고객은 아르바이트생이 되어 그렇게 좋던 이모도 알바와 사장사이는 역사니 아니올시다~^^

20년이 지난 지금 갑자기 삐쩍 마른 몸에 눈이 크던 사장님 얼굴이 스쳐간다


지금도 액세서리를 참 좋아한다.

사실 외모에 그다지 자신이 없는 나에게 액세서리가 필수다.

귀걸이를 하지 않은 날은 왠지 속옷을 입지 않은 듯한 어색함이 내게 존재한다.

흔히 말하는 말이 있다.

귀걸이를 하면 30% 더 예뻐 보인다는... 이야기.. 믿거나 말거나~

화장대 한가득한 액세서리, 유행이 지나서  쓰지도 못하는 귀걸이들.

그렇다고 버리기도 아까운 것들이 한가득하다.

지금은 최애 귀걸이는 동그란 진주 귀걸이와 진주목걸이

요즘은 그 세트로 옷매치할 때 다양하게 활용한다,

한때는 그리도 샀던 귀걸이들...


어렸을 때 우리 집은 가난했었고~지오디의 가사말...

어렸을 때 우리 집이 가난했었나?

나중에 나이가 들어보니 그렇게 부유하지 않았던..

그냥 없는 집안사람들이 만나 결혼해서 애셋 키우는데  최선을 다했던 집이었다

그래서 옷이든 신발이든 뭐든 내가 쓰고 동생에게 물려가는 구조

배달문화가 발달한 지금.. 그때도 분명히 짜장면과 통닭배달이 가능했었겠지만..

내 기억 속에 집에서의 배달음식도 기억이 없다.


그만큼 그런 집에서 태나어 결혼을 하고 '자유'를 느끼게 되었다.

자유로움에 나는 정말 월급 받아 옷을 자유롭게 사는 세상을 맛봤다.

옷의 다양함이 나를 표현하는 길처럼 즐거웠다.

아이를 키우고 하면서 회사와 집을 오고 가는 생활 속에서

이거라도 안 하면 하는 심정으로 나의 소비생활은 계속되었다.

사실 지금도 소비력이 없는 편이 아닌 나란 사람

급 반성... 여하튼 옷을 좋아하고 많이 모은다기보다는

옷을 보는 눈이 좋다고나 할까?

그래서 키와 몸에 비해서 옷발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만큼 많이 사고 입어봤기 때문에 나를 아는 것이라는 것을...


시간을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가본다.

내가 정기적으로 모아 온 것은 바로 잡지다. 'PAPER'라는 잡지다

나는 이 페이퍼잡지를 정기적으로 구독했다,

그것을 한동안 모았을 터인데 언제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기억에는 남아있지 않다.

생각이 나서 찾아본 잡지의 근황은 매거진 페이퍼로 발행이 되고 있다.

1995년 돼 창간된 잡지가 아직도 있다니.. 왠지 모를 감성이 묻어 나온다.

나랑 나이차이가 6살 나는 막냇동생은 대학생이던 내가 사 오던 잡지를 통해

세상을 동경했다고 한다.

지금 작은 공간을 벗어난 세상의 궁금증들이 이 종이 속 세상이 보여주었다.

페이퍼를 보며 꿈을 키우던 동생은 지금 브랜딩 디자이너로 자리를 잡았다.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이 있는 능력 있는 막내


고등학교 때는 연대 농구부에 빠져 농구부의 지금 시대에는 '굿즈'라고 불릴만한 화보집을

그리고 김건모를 좋아했던 시절 김건모 음반을

참 신기하게도 다들 '우지원'을 좋아할 때 '김훈'을 좋아했으며

참 신기하게도 다들 '신승훈' 'H.O.T'를 좋아할 때 '김건모'를 좋아했다.

그렇게 나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소 다른 좋아함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하면서...

나는 눈이 즐거워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낀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열하면서...

일반적인 것과 다른 시선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낀다.


감성과 머릿속이 아닌 시각이 중요한 사람..

보이는 것이 중요한 사람..

그리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사람


지금 내가 하는 '문화사업'이라는 분야가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문화잡지' 또한 지금의 나를 만들었던 하나의 과정이었을지도..

내가 다양하고 다채로운 나를 중시하듯

옷이든 귀걸이든 그리고 다른 무엇이든

나는 나를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다시 태어나면 뮤지컬 배우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음악과 춤이 있고 화려함.. 그리고 열정이 있는 무대 위의 공간

나는 내 삶의 무대 위에서 인생의 '뮤지컬'을 쓰고 싶은지도...

그런 지금의 나를 사십춘기라는 지금의 모습으로 보이는지도...


나이라는 프레임에 나를 가두고 싶지 않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생각하고 사유하는 시간들이 늘어간다.

그 바탕에는 '책'이 있다.

사십춘기, 마흔이 넘어 읽게 된 책

책이 집에 한가득이다. 쌓인다.

그런데 그 어떤 소비보다 나에게 풍요를 준다.


과거에는 시각 후각 미각에 기쁨이었다면

지금은 마음과 머리의 기쁨이 생기는 사십춘기 인생이다.


이렇게 무엇이든 쌓여서 좋은 것이 있고 나쁜 것이 있다.


삶을 살아온 삶의 궤적 속에 남아있는 주위의 물건들

나는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한다.

어떠한 물건이든 그 사연이 다 묻어 있는 이유가 있기에

그러나 버리지 못하면 새로움이 채워질 수가 없다.


나는 앞으로의 삶에는 또 어떤 행복한 수집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삶은 또 어떤 나로 만들어 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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