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ENTP와 ENTJ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전형적인ESFJ 유형 지인과 서울 1박 2일 여행을 함께다녀 왔다.
완전 반대의 MBTI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그 과정에서 극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동생은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놓고 준비했다. 반면 나는 단 하나의 큰 목표성을 품고 여행을 시작했다.
나는 약속을 위해 새벽4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장소에 늘 먼저 도착해 있지만,
새벽 4시부터 10분 단위로 5번의 알람에 일어나빠듯한 시간에 도착해 기차안에서 화장을 하는 동생이다.
이렇듯 우리는 여행을 바라보고 접근하는 방식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이번 가장큰 목적은 미술관전시와 뮤지컬 공연이다. 문화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여행을 즐기는 과정에서도 우리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미술관에서 동생은 작가의 작업 과정과 마음을 꼼꼼히 읽어내는 데 몰두했지만, 나는 그림 속 세계관이 궁금했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동생은 등장인물의 감정에 공감하며 눈물을 흘렸지만, 나는 오히려 그런 동생이 무엇에 그리 감동받는지 궁금해했다.
이처럼 감성적이고 따뜻한 동생과, 이성적이고 호기심 많은 나.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느끼고 이해한다.
그렇게 다른 성향과 성격을 가진 우리 사이에서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행을 즐겁다.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그 속에서 웃음을 나누고 이해의 폭을 넓혀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도착해 있는 곳에서 동생이 바쁘게 뛰어오는 모습을 보며 웃었고, 동생이 눈물을 글썽이는 드라마 장면을 보며 그 감정의 기저를 헤아려보려 노력했다.
이번 여행이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일상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던 내 모습들이 여행이라는 새로운 상황 속에서 부각되었고,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동생의 치밀한 계획과 준비력에 대해 새삼 감탄했고, 그에 반해 나의 즉흥적이고 기대 중심적인 성향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동생의 감성적인 면모에 공감하며,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성적이고 호기심 많은 내 모습을 인정하게 되었다.
특히 이번 여행은 일상에서의 잠깐의 휴식이 되어주었다. 그 시간 속에서 동생의 따듯한 마음과 배려를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이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마지막에 "모든 게 좋았다"고 말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에는 어떤 피로감도 없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차이를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공존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타인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그와 함께 나 자신에 대한 이해의 폭도 크게 넓혀갈 수 있었다.
앞으로도 다른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러한 깨달음을 얻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로 다른 우리가 공존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더욱 깊이 발견하고 성찰하는 것. 이것이 나의 목표이자 앞으로 여행을 통해 얻고 싶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