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잡생각으로 생애를 유지한다

by 미려

내면 깊은 곳에는
늘 설명되지 않는 마음이 하나 있다.
이유를 붙이자면
잠재적인 우울감 같은 것.


겉으로는 밝고 유쾌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마음 한켠에는
항상 조금 무거운 것이 남아 있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산다.
지킬과 하이드처럼.
나는 혹시
내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웃는 얼굴을 쓰고 있는 걸까.


어젯밤, 잠들기 전
MBTI 이야기를 보다가
문득 고개가 끄덕여졌다.

ENTJ와 ENTP의 어딘가에 걸쳐 있는 나는
생각이 쉬질 않는 사람이다.


해야 할 일과
놓치면 안 될 것들을
머릿속에서 계속 정리한다.


겉으로는 능글맞아 보여도
혼자 있을 때는
사색이 가장 무거워진다.


맞다.
내가 딱 그렇다.


요즘은 아들이 방학이라
무슨 밥을 해야 할지,
뭘 준비해 두어야 할지
시간이 다가오기 전부터 마음이 바빠진다.


아침에 일어나 수영을 가고,
밥을 하고,
출근 준비를 하고,
일을 하고,
운동을 가고,
다시 밥을 하고,
엄마를 병원에 모시고 가는 하루.


이런 날들이 이어지면
전날 오후부터
마음이 먼저 답답해진다.


그 피로는 스트레스로 오고,
스트레스는 눈으로 오고,
결국 나는
늦잠을 조금 더 자고 만다.


잡생각.

JOB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생계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생애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일을 한다.

ChatGPT Image 2026년 1월 14일 오후 12_58_06.png

이런 잡생각들이 쌓이면
생각은 마음으로 내려와
결국 나를 마음대로 살게 만든다.


결국 나는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잡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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