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적성인 사람이 어디 있어

by 미려

엄마가 적성인 사람이 어디 있어?


기대감을 갖고 틀었던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는
솔직히 말해 끝까지 보기 힘든 작품이었다.

지루함을 잔잔함이라 우기며
중간중간 멈췄다가 다시 재생하던 영화.

그 와중에
귀에 걸린 한 문장이 있었다.


“엄마가 적성인 사람이 어디 있어?”


신인류로 만들어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에서
툭, 던지듯 나온 말이었다.


문득
나도 같은 생각을 해왔다는 걸 알았다.


나는 엄마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꽤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지금도 외동아들과 티격태격하며 지내는 날들 속에서
그 생각은 종종 고개를 든다.


엄마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이렇게 이해심이 부족한 건가.
엄마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이렇게 매일이 피곤한 건가.


어젯밤에도
아들의 하루를 위해 이것저것 만들어 두었다.
그런데 아침에 돌아온 건
툴툴거리는 말과
결정만 통보하는 문장이었다.

ChatGPT Image 2026년 1월 15일 오후 03_58_06.png

그 순간 깨달았다.

엄마가 적성에 맞지 않다는 말은
못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매일 애써야 한다는 고백이라는 걸.


그래서 오늘도
나는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계속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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