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적성인 사람이 어디 있어?
기대감을 갖고 틀었던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는
솔직히 말해 끝까지 보기 힘든 작품이었다.
지루함을 잔잔함이라 우기며
중간중간 멈췄다가 다시 재생하던 영화.
그 와중에
귀에 걸린 한 문장이 있었다.
“엄마가 적성인 사람이 어디 있어?”
신인류로 만들어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에서
툭, 던지듯 나온 말이었다.
문득
나도 같은 생각을 해왔다는 걸 알았다.
나는 엄마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꽤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지금도 외동아들과 티격태격하며 지내는 날들 속에서
그 생각은 종종 고개를 든다.
엄마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이렇게 이해심이 부족한 건가.
엄마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이렇게 매일이 피곤한 건가.
어젯밤에도
아들의 하루를 위해 이것저것 만들어 두었다.
그런데 아침에 돌아온 건
툴툴거리는 말과
결정만 통보하는 문장이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엄마가 적성에 맞지 않다는 말은
못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매일 애써야 한다는 고백이라는 걸.
그래서 오늘도
나는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계속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