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

by 미려

침묵.

묵언수행.


밤새 잔기침이 이어지고

목이 찢어질 듯 아파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침이 되자

목소리가 자연스레 가라앉아 있다.


마스크를 쓰고

책상앞에 앉아 있는 지금

코로나로 몇 해를

마스크와 함께 살았던 시절이

문뜩 떠오른다.


마스크하나 사려고

약국앞에 긴줄을 서 던 날들,

주사를 맞았는지 확인하는

QR코드를 들고 식당dp 들어가던 시간.


네 명 이상은

밥도, 모임도 할 수 없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다시 언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막막했던 시간들은

이제 과거가 되었다.


오래간만에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의외로 편안하다.


왜일까?


대충 화장을 하고 나온 얼글을

감출 수 있고

아픈 상태를

조금 더 극대화 할 수 있고

표정을 감출 수 있고

무엇보다

말을 덜 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ChatGPT Image 2026년 1월 26일 오전 10_02_33.png

우리가 아팠던 그 시절 덕분에

결혼식이든 장례식이든

조금은 더

유연해진 사회가 되었다.


어떠한 상황이든

득이 되는 무언가는

남는다.


지금 나는

인후염이라는 통증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이 하루에도

분명 득은 있을 것이다.


오늘은

말하지 않아도 되는

득을 누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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