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식을 과거형으로 사랑한다

by 미려

부모의 마음은

자식이 나이가 많든 적든

늘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생각하는 마음이다.


이따금 시어머니와 통화를 한다.

자주는 아니지만,

어떠한 일이 있기 전이나

찾아뵙기 전

안부가 궁금해질 때 전화를 드린다.


전화를 거는 시간은 늘 퇴근길이다.


퇴근길에 문득 시어머니가 생각이 나 전화를 드렸다.

오래간의 통화라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감기에 걸린 며느리 목소리를 알아채시고

목소리가 좀다르다며

입맛이 없는데 뭐를 좀 먹어야 하냐고

걱정을 하신다.


젊을 때,

결혼 초 시댁에 가면 나는 유독 예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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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아들이

나의 남편이

공부 잘했고, 똑똑했고, 착실했고

그런 이야기들이 시작되면

나는 늘 속으로 열이 받았다.


아니요, 어머니

그 아들은 지금 없습니다.

지금은 서른이 된 아들만 있습니다.


그 말들을

내 마음속 대나무숲에다 소리쳤다.


나이가 들면서

그 마음의 소리는 가끔 입 밖으로도 나왔다.

아닌 건 아니라고,

팩트로 말하던 시절도 있었다.


아들이 발령을 받았따는 말에

어머니는 또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신다.

그렇게 어머에게 아들은

늘 과거에 머물러 있다.


자신이 한창이던 시절,

찬란했던 기억 속의 아들과 함께.


지금의 아들은

지금 이 자리에 있는데도 말이다.


대학을 간다고 서울로 떠나던 아들'

자취하던 시절 이것저것 챙겨주던 기억들.

그 기억이

이제는 오십이 다 된 아들을

여전히 걱정어린 말씀을 하신다.


걱정이란 게 별건가 싶다.

결혼을 해도

밥은 잘 먹고 사는지부터 궁금해지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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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부모의 마음이고,

걱정은 결국 사랑의 다른 말일 것이다.


요즘 나는

누군가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쪽이 더 가까워졌다.

그 염려가 불안이 아니라

마음속에 남아 있는 작은 사랑의 불씨라는 것도

이제는 안다.


며느리의 말 한마디에도

시어머니의 걱정이 마음에 남는 지금의 나는,

아마도

그 사랑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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