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뭐 먹어?
점심에 도시락을 싸오니 점심시간이 남는다.
뭘먹을까 고민하는 시간이 사라졌다.
그동안 식비로 지출한 돈들이 줄어들었다.
밥 한끼에 커피 한 잔이면 하루에 만 원은 훌쩍 넘는다.
주 5일이면 20만원
절약.
물론 다 절약이 되는 건 아니다.
그만큼 부식비가 늘어나니까.
오늘 도시락 메뉴는 이렇다.
어제 교회에서 집사님, 권사님과 함께 담근 파김치.
명절에 받는 참치.
배달음식에 딸려온 조미김.
소박하지만 충분하다.
처음엔 예쁜 통에 어떻게 하면 가볍게 담을까 고민했는데.
지금은 그냥 락앤락 유리반찬통이다.
뭣이 중요한가.
씻기 편하고 김치 국물이 남지 않는 유리용기가 짱이다.
단점은 좀 무겁다는 것뿐.
할인할 때 사둔 핑크색 도시락 가방이 사실 좀 작다.
큰 걸로 바꿀까 고민했는데
가방이 커지면 왠지 더 담고 있을 나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냥 두기로 했다.
미니멀 라이프가 안 되는 나처럼
뭔가 도시락또 주섬주섬 싸다 보면 어느새 많아진다.
낮에 먹으려다 남겨둔 단백질음요를 하나 마신다.
집에서는 잘먹지 않는 천혜향도 꺼낸다.
집에서는 손도안대던 것들이
회사에서는 생존욕구로 먹어진다.
그만큼 뭔가 움직이는 행위는
나의 몸과 그리고 정신의 에너지를 쓰다보니
나의 뱃속 시계를 움직이나보다.
나만 그런 게 아닌가보다.
이쯤 되면 어김없이 전화가 온다.
엄마 뭐먹어?
늘 먹고 사는 문제.
풀리지 않는 수학문제처럼
오늘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