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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Jul 09. 2023

내 생애 기념일, 나의 기념비적인 그날의 이야기


내 생애의 기념일에 대한 이야기다.

마흔 중반의 나이가 되어 돌아보는

나의 기념일은 언제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면...내가 태어난날?

이것은 내가 자의적으로 선택한 날이 아니니까..

내가 태어난날을 제외 하고는 어떤일이있을까??



2006년 11월 11일 오후 2시 30분


나는 결혼을 했다.

그시절에는 오후 많이 있었던 시절은 아니였는데....

나는 오후에 결혼을 했다.

마지막 타임에 결혼한게 참 다행이었던 날이기도하다.


남편의 고향이자 나의 시댁은 마산이다.

마산에서 오는 관광버스는 울산을 지나 경주로 향하는 일이 발생했다.

고속도로에서 울산으로 들어오는 길을 잘 못본...

운전자...님 허..그...덕



화장을 하던 신부는 그 소식을 접하고 놀랄놀자를....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이야기에 정말 아찔한 기분들

신부대기실에 있던아직 도착하지 않은 시부모님들..

사이에 먼저들어오신분은 시댁 작은아버님이셨다.


시댁 작은아버님은 하시는 모습과 행동은 시아버님인줄

작은아버님 이야기를 할려면 할말이 많아진다.

일단 남편하고 어쩌면 본인아버지보다

더닮은 분이 작은아버지이기도 한데

형님보다 더형님다운 행동으로 결혼이후

이해할수없는 시댁문화에서 많은 갈등이 있었다.



지나간 차량이 다시 돌아오면서

시부모님은 급한마음에 대절차량에서 내려

지나가는 봉고차를 잡아타고

결혼식장에 오신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다.


공짜가 아닌 택시비값을 주고 내리셨단다

내린곳과 결혼식장과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

돈 3만원을 받으셨단다.

좋은날이니까...



다행스럽게도 마지막 시간으로 치뤄진 결혼식은 그렇게 흘러갔다.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서울로 향한 우리

남편의 누나이자 나의 형님...언니께서 고급호텔을 예약해 주셔서 첫날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조식이라는 그 호텔의 꽃을 맛보지 못하고(?)

남산을 걸어갔다왔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왜 한번 물어보지 못했을까?



데스크에서 조식 안내가 없었던터라

조식이 없는 줄알았던 우리는 남산을 걸어올라가 아점을 먹고 

걸어 내려왔던 시간 참 어렸고 사회적이지 못했다.


그렇게 풋풋했고 어쩌면 순수했던 또 다른 삶의 시작이

내게도 있었던 그날이다.




2008년 3월 4일 오전 8시 00분


나의 사랑스런 아들이 태어난 날이다. 태명은 행복이.

내가 엄마가 된 날이다.


2.75kg으로 작게 태어난 아이

아이가 태어나던날 약간의 눈발이 날리던 새벽 짜파게티 하나를 먹고 아이를 낳으러 가던 길이 생생하다.


퇴근이 늦던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날 산부인과를 갔다가 삼겹살을 같이 먹고 헤어진 엄마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둘다 깜짝놀라 예정일보다 며칠빨리 나온 내사랑 인성

그렇게 예쁜 아이가 태어난 날 철없던 나는 엄마가 되어 성장통이 시작된 날이기도하다.



지금 돌아보니 나의 인생의 전환점들이 화려하지 않다.

생각 나는 일들...

내가 대학입학한 날, 회사 입사한 날, 차장승진 되던 날, 신문협회장 상 받던 날,

대학원 면접 날, 입학날, 그리고 우등생으로 졸업하던 날...들을 지난 어느날..




2022년 4월 5일


3월의 어느날 한통의 전화가 왔다.

"원더공주님이시죠.? MKYU OOO작가입니다."

얼마전 딱김따에서 뵜는데 너무 말씀을 잘하셔서요.

"MKYU 미라클나잇에 출현가능하실까요?"


전화를 받은 후 수술이 잡힌 상황이라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할까?

그런데..수술하고 나면 회복할 시기가 필요하니까

서울에 올라오는게 쉽지않겠지?

라며...할께요 라는 말을 하고 서울로 향하던 날.


아침에 출근을 하고 반차를 내서 미용실을 가서 머리를 했다.

그리고 KTX를 타고 가던길이 생생하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김미경학장님과의 인사를 하고


나는 생방송!!!


생방송인지라 처음에 나름데로 시작을 했는데 소리가 안들린다는 댓글이 내눈에 보였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던 생방송의 묘미


나는 그런데 생각보다 떨리지 않았다.

비대면이라 관객도 없었기도 했었지만..나는 그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함께 해준 동생이 본 나의 모습은 무대를 즐기는 사람처럼 보였다는 이야기들


나는 그렇게 생방송을 하고 막내동생의 차안에서 아쉼과 시원함이 교체하던 감정

새벽에 눈을 떠 기차를 타고 출근한 아침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꿈이 있어 늙지 않는 여자.원더공주



2022년 4월 13일


나는 수술을 했다. 갑작스런 수술.

그동안 자궁근종이 많아 추적검사를 했었다.


3월 정기검진을 하던 시간이 생생하다.

빨리 수술을 해야한다며 하시던 의사선생님.

그동안 뭐했냐며...계속 진료를 받고 있었는데 무슨소리냐며....

갑작스런 통보에 깜놀했지만...

한편으로는 올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부인과에는 자리가 없어 호흡기내과 병동에서 지낸시간들

1인실이 없어 다인실생활....정말 괴로운 며칠이있다.


수술 후 너무나 아파 누워있는데 일어나서 걸으라던 의사선생님..

"벌써 걸으라고요?" 라며 말하던 나의 그날이 생각이 난다.


퇴원을 하던 무렵 2주정도 진단서를 제안하신 의사쌤 

정말 여자 몸하나 장기하나 덜어내는 시간들은 그정도가 최선인가?


너무나놀란 나다 한달은 쉬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장유착이 있어서 좀더 힘들었던 나는 3주를 받았다.


진짜...사람 장기하나 수술하고 난 후 아 인생이란 이런건가...하는 생각이 절로 든 시간이었다.


자궁적출이라는 여자에게는 너무나 큰수술이었지만 그시간은

뭔가 모르게 바쁘게 살아가던 내게 잠시 쉼을 느끼며 

쉴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2023년 7월 5일 오늘


나는 과거를 돌이켜보니 그런 순수함과 열정이 또 올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무덤덤해지는 일상들

그리고 작년 수술이후 체력적인 한계로 다소 식은 열정들


좀더 젊은 그날의 기억들..

앞으로 또 다른 그무엇이 생길까?

하는 물음표를 던지는 마음도 든다



하지만, 또다시 마음을 먹어본다.

앞으로도 나의 인생의 또다른 날들이 펼쳐질 것이다.

과연 앞으로 어떤 인생의 역사를 쓸까?

기록하는 삶, 그리고 생각하는 삶...

그러한 삶들의 연속들



내 생애의 기념들, 나는 어떤 기념을 만들까?

기대되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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