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언니에게
사랑하는 친구에게
오래간만에 편지를 써본다.
편지를 써 내려가며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나를 들여다본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들
그냥 이뤄지는 것들이 아니었음을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었음을
우리는 그렇게 다양한 사연들을 만들어가며 추억이란 이름으로 지난날의 세월을 그렇게 축적해 나간다.
내가 써내려 가는 글 속에
지난날의 시간들이 그렇게 지나간다.
함께 밥과 술을 나누는 시간들이 그렇게 지나간다.
서로 각자의 영역에서 한 성격 있는 사람들.
서로의 단점을 잘 알지만 상대의 장점을 보면서 우리는 그렇게 굴러간다.
다양한 색깔들이 존재하는 무지개 빛 인생 속에서
시절인연이 아니라 함께하는 인연으로 그렇게 만들어가는 시간들
어느 시간이 되면 그 색이 때론 연해질 날도 오겠지만
세월의 흐름에 히끗해지는 머리카락의 색처럼
쨍한 인생에서 흐릿해지는 인생으로의 변화는 삶의 유연함을 주게 한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내가 그렇게 살아가던 사람이라도
살아가던 데로 영원할 수 없는 법
그렇게 인생은 조금씩 조금씩 그 색이 변하며 그렇게 서로에게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