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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림 Jun 05. 2024

이렇게 좋은 날에

공림의 생각스케치

     오늘은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다. 오늘 늦게까지 할 일이 좀 있었지만, 급한 일이 아니라서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뭘 먹을까?’ 여기저기 맛집을 검색하고 있던 차에 문자가 날라왔다.     


"목감기가 왔어. 아침부터 목이 칼칼하네. 옮길까 봐, 다 낫고 보는 게 나을 것 같네…."     


   웬 배려심인가 싶었는데, 지난주에 며칠 새벽에 퇴근했다는 말이 생각나서 무리를 좀 했나 보다 싶어 물어보았다.     


“혹시 별일이라도 있는 건 아니고?”     


조심스러운 물음에 엉뚱한 답이 돌아왔다.     


   며칠 전에 마나님께서 대대적으로 이불 빨래를 한다고 덮던 걸 다 가져가서 이틀 동안 춥게 잤더니 바로 감기가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 출근할 때 감기에 걸렸다고 하니, 장롱에 있던 겨울 이불을 다시 꺼내 준다고 했다고 한다. 추우면 네가 꺼내서 덮고 자면 되지, 그냥 잤냐고 했더니, 챙김을 받는 것 같아서 좋다고 한다.     


   예전에,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오늘은 이 옷을 입으라"며 옷을 챙겨준다는 말을 듣고 “이건 뭐지…?” 싶었는데, 이제는 이불을 챙겨준다니 ….     


   하늘도 맑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게, 저녁 먹고 친구랑 산책하며 수다 떨기 딱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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