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나무로 빚는 시
저들은 사람들에게
자기네 공간을 열어 주었다.
독한 냄새와 기운을 뿜어
접근할 수 없게 할 수 있었을 텐데,
가시 돋친 풀을 한껏 뻗어
거칠게 화낼 수 있었을 텐데,
그늘과 바람과 향기를 품고
어서 오라 기꺼이 사람들에게
자기네 길을 열어 주었다.
나는 누구에게 길을 내주고 있을까.
노심초사, 불안한 마음으로
깨끗한 길까지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저 살짝 옆으로
비켜 줄 수만 있어도 좋았을 것을.
(6월, 초여름의 숲길을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