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눈을
아무도 방해하지 않았다

흙과 나무로 빚는 시

by 공림

내리는 눈을 아무도 방해하지 않았다.

혹여 내가 방해될까

지나치지 못하고 기다린다.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나는 기다리는 사람.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말이 입으로 나올 때를 기다리고

화가 누그러질 때를 기다리고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린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

손에 닿는 사람

닿을 수 없는 사람


다가설까 두려워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언제 걸음을 뗄 수 있을까.

혹여 내가 방해될까

지나치지 못하고 기다린다.


photo by @gongli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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