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가치창출)만 남으리라

- '날마다, 브랜드'를 읽고 (1)


책의 첫 문장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 책의 반도 소화하지 못했었다는 것을, 다시 들춰보며, 이 문장을 다시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좋은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한다는 것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경영 그 자체다. [브랜드 매니지먼트 = 매니지먼트 - 재무, 회계]라고 생각한다.


'제품의 실체=가치'가 있어야 한다. 기업은 이윤 창출이 아니라 가치 창출을 위해 존재한다. 가치 창출에 성공해야 이윤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신생회사가 없어지는 것은 가치창출에 실패해서이다. 가치를 만들어내는데는 성공했는데, 제대로 알리지 못해서 소멸하는 것도 어려운 시대다. 고객과 투자자는 결국 찾아내고야 마니까.


가치를 창출하지 않고 이윤이 났다면? 천원짜리 물건 하나를 사도 돈값 못한다고 느끼면 속았다는 감정이 든다. 알고 그랬다면 작게나마 사기친 거다. 모르고 그랬다면 - 가치를 과대평가했다던가 - 지속가능한 기업활동을 이어갈 수 없을 것이고, 결국 소멸할 것이다.


스베누가 있었다. 아이유가 광고모델로 나오고 난 후 붐업이 일었던 것을 기억한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제품 본연의 가치, 신발의 기본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품 디자인이나 로고 카피를 했다는 얘기보다 저품질 소재로 인한 이염 문제가 치명적이었다. 실체가 없는 껍데기였다. 막말로 다 베꼈어도 베낀 원본보다 품질이 좋았다면 살아남았을지도 모른다.


유치환 시인의 '깃발'이란 시가 떠오른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이것은 실체 없는 브랜딩.


껍데기를 잘 가꾸는 것, 그러니까 브랜드 이미지에 공들인 효과는, 실체가 단단할 때 나타난다. 부스터가 되고 날개옷이 된다. 가치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예쁜 쓰레기에 불과하다. 로고/디자인/캐릭터/모델 등 비주얼 요소는 옷일 뿐이다. 아무리 예쁜 옷도 체중 140kg인 사람이 입으면 안 예뻐보인다.


이 책에서 읽은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한 문장만 기억할 수 있다면 나는 여기 밑줄을 긋겠다.


p. 155

"아이덴티티는 마케터나 브랜드 전략가가 억지로 만든다고 구축되지 않는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처음 만들 때 대했던 진심과 쏟아부었던 열정이 오랫동안 지속될 때 마침내 고유한 브랜드스러움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위 문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단어를 고르라면 '진심'을 꼽겠다.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들인 공의 총량이 브랜드를 구성하는 건축자재다. 오랜 세월 결을 지키며 공들인 후 뒤를 돌아보라. 거대한 건축물이 우뚝 서 있으리라.


매거진의 이전글 브랜딩의 핵심은 로고 리뉴얼이 아니라 일관성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