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태어난 목적은 무엇이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며,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와 같은 의문들은 인간이 존재한 이래로 오랫동안 사색되고 탐구되어 왔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수수께끼처럼 남아있다. 인간은 아직 그 존재적 의미를 명확히 밝히지 못했고 그저 과거의 현상들에 기반한 추정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과거의 관점이 아닌 현재의 시점에서 이 의문들을 풀어본다면 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바로 지금 각자 하고 있고 추구하는 그것을 위해 태어났으며,
그것을 경험하기 위해 존재하고,
그 삶의 존재성에 의미가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나름대로 추구하는 바가 있다. 그리고 그 내면에는 자신만의 진실과 이상이 있다. 처음에는 원초적인 욕망들을 쫓기 마련이지만 생존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거나 더 강한 내적 끌림을 인식하면 그 내면의 이상을 실현하려 한다. 인간은 그러할 때 무엇보다 큰 기쁨과 보람을 느끼므로 자신도 모르게 결국 그 길 위에 올라선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그 길 위에 서 있다.
욕망과 내면의 이상 실현은 서로 반대쪽에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욕망을 추구하면 내면의 이상과는 멀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것들은 하나의 구조로 정밀히 맞물려 움직이고 있다. 욕망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오는 쾌락뿐만 아니라 좌절되었을 때의 고통 또한 필요한 과정이다. 에고적 나로서는 매우 고되게 느껴지는 상황이 본질적 존재로서는 적절한 경우가 많다. 본질적 존재라는 말이 애매하게 들린다면 그것을 영혼이라는 개념으로 치환할 수 있다. 이 세상은 인간적 욕망으로 살아가면서 본질적 존재(영혼)의 성숙을 도모하는 곳이지 존재(영혼)로서 인간적 욕망을 실현하는 곳은 아니다. 즉 인간의 욕망은 본질적 존재가 이 세상을 경험하기 위한 동력이자 도구이지, 인간적 욕망의 실현이 그 목표가 아니다.
삶의 의미라는 것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삶의 여러 경험 속에서 자신을 이해하고 내면의 이상을 찾아가는 그 과정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적성이라는 것도 이것과 연관되어 있고,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것도 이것과 매우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정체된 것이 아니요 삶을 살아가는 동안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어제 하나의 의미를 깨달았다면 내일 다시 그것을 찾을 필요는 없다. 내일은 나를 새롭게 깨우치고 나아가게 할 보다 깊은 의미를 찾아 나설 것이다.
진화의 나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