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자유의지는 의식에 따른 제한을 받는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자는 목에 줄이 매인 개처럼 좁은 곳을 맴돈다.
보다 큰 뜻을 품은 자는 그만큼 넓은 의식의 마당에서 뛰어다닌다.
드물게 묶인 줄을 끊고 마당을 뛰어넘는 개도 있다.
인간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살아있는 한 여전히 개로 살아야 하고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
나는 나로 제한되어 내가 되고,
그는 그로 제한되어 그가 된다.
각각의 제한은 각각의 정체성을 만든다.
모든 존재는 철저히 그것으로 제한되어 있다.
아무런 제한 없는 존재란 존재의 뒷면에 있을 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 제한되어 있다.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도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할 수 없다.
인간이 무엇을 하든 그것은 자연의 한 형태이며,
한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것은 자연법칙의 굴레에 꿰인 움직임일 수밖에 없다.
인간은 보다 큰 의지에 강력한 영향을 받으며
그 법칙 안에서 부분적이고 제한된 자유의지만을 행사하고 있을 따름이다.
인간은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으려 하지만
하나를 벗어나도 또 다른 것에 의해 제한받는다.
궁극적 자유란 제한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제한과 하나 되는 것이다.
그 제한이 자유의 기반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제한됨으로써 존재함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제한이 곧 자유임을 깨닫는 것이다.
빛의 춤 - YES24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