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연결됨으로 보면 일체가 하나이지만
분별로써 보면 모든 것은 각각으로 분열되어 있다.
이것은 관점의 문제가 아니라 실체가 그러하다.
하나는 수많은 것들로 분열되어 세부적 역할을 하고,
분열된 것은 보다 큰 존재로서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만물은 하나이기도 하며 분열된 다수이기도 하다.
지구라는 하나의 행성으로서 보면
나라는 개체는 그 존재를 인식하기조차 힘든 미미한 한 부분에 불과하지만,
엄연히 나라는 한 인간으로서 독립되어 여기에 존재하고 있다.
분별을 넘어서는 것은,
그것을 그만두는 것도 제거하는 것도 아니다.
분별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좋고 싫음에 빠져있는 자신을,
그것으로 인해 고통 받는 자신을 그대로 허용하는 것.
분별로 고통을 받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의 일어남 속으로 그대로 들어가는 것이다.
인간은 수많은 세포와 미생물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것들을 개별적으로 인식할 수는 없다.
인간적 의식으로는 세포적 경험을 할 수 없다.
대신 인간이라는 세포의 통합적 존재로서의 경험을 한다.
만약 어떤 의식이 지구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면
지구적 규모의 경험은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구 내의 인간적 경험은 제한될 것이다.
인간적 경험을 위해서는 인간적 의식이 필요하고
그것은 인간적 분별로써 만들어진다.
인간적 분별은 인간적 고통과 기쁨을 만들어 내지만
그로써 인간이 된다.
존재적 분별로 인해 그는 고통 받지만
그로써 그가 된다.
분별적 의식은 서로 충돌하지만
그로써 통합된다.
진화의 나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