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근원은 상상 그 이상의 것들을 이 우주에 만들어 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근원에서 나온 존재다.
인간은 창조성을 지닌 하나의 창조자이며
이 세계를 만들어내는 존재의 또 다른 모습이다.
근원이 이처럼 다양하고 방대한 것들을 현상화시키고 있다면
우리의 생명이 다하였을 때
과연 아무것도 아니거나 없음으로 끝날 수 있는 것일까?
이 세계에서는 하나의 주기가 끝났다고 하여 그것이 사라져 버리지 않는다.
또 다른 것으로 변화한다.
나무가 타면 재가 되고 생명이 다하면 썩어 흙이 된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새로운 생명이 움튼다.
우리가 이러한 자연의 순환 법칙 속에 있다는 것은
한 생을 다하여도 사라지기보다는
또 다른 다양성의 하나로 존재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늙고 병든다는 것은
본래의 자연과 조금씩 합일되어 감이다.
죽음은 또 다른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이자
과거 삶으로부터의 안식이다.
죽음으로써 존재는 한 생을 마치고 완전히 새로워질 기회를 얻는다.
그야말로 재조합, 재탄생을 통해 새롭게 거듭난다.
우주의 무궁한 세월은 너무나 길고
한 존재가 나아갈 길은 너무나 멀다.
삶에는 축복이나 기쁨도 있으나
고통도 항시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삶은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고 있다.
길어야 백 년이라는 시간은,
한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살고 배우고 경험하기에는 충분한 것이 아닐까?
물론 친근한 존재가 세상을 떠나거나 안타까운 생의 이른 마감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본질로 잠시 돌아간 것일 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죽음으로써 사라지는 것은 그저 한 인간이라는 형태다.
그들은 다시 꽃으로,
별로,
바람으로,
또 다른 인간으로 돌아올 것이며
혹은 차원을 달리하여 완전히 다른 경험의 세계로 넘어갈지도 모른다.
죽음으로 한 인간의 주기는 끝이 나지만
자연 안에서의 순환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인간적 의식은 사라지겠지만
본질은 변화를 통해 다시 태어날 것이다.
삶은 죽음을 향해 가는 길이며
죽음은 또 다른 삶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