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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로미의 김정훈 Feb 27. 2024

대2병을 해결하는 방법: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대2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진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답을 찾지 못한다. 

2. 매사에 의욕이 없다.

3. 우울증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우울하다.

4. 답이 안 나와 도피를 위해 휴학이나 워킹홀리데이, 심하면 자퇴를 고민한다. 

5. 긍정적이었던 내가 한없이 비관적인 사람이 되었다. 



대2병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인생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목표를 찾고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분들도 해당될 겁니다. 우리는 여행을 다녀오거나 휴학을 하면 대2병이 해결될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엔 잠깐 휴식을 취한다고 달라질 건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은 실질적으로 '목표'가 명확해야 문제가 해결될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저는 이 문제뿐만 아니라 세상의 거의 모든 문제, 거의 모든 고통의 원인이 감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부처는 고통의 주원인이 집착과 혐오라 하였고, 이는 모두 감정에서 비롯됩니다. 고대에서부터 비롯된 모든 영적 기법과 요가, 명상은 모두 고통의 원인을 감정으로 보고, 감정에 결부된 생각을 놓아버리는 작업을 합니다. 모든 요가나 명상은 방법은 다르지만 모두 감정을 놓아버리기 위해 힘쓰는 방법이 다를 뿐입니다. 




1. 생각은 감정이 만들어낸다. 

2. 감정에 압도당하면 생각이 왜곡되어 내가 바라보는 세상도 왜곡된다. 

3. 우리 안에 있는 '에고'라는 마음은 감정에 압도당하면 없는 문제를 만들어낸다. 

4. 생각은 행동과 결과를 만든다. 




우리 한번 아주 잠깐이라도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전환점의 시기를 지나쳤다고 상상을 해봅시다. 여러분은 이미 목표가 뚜렷하고 하고자 하는 일을 재미있게 하고 있으며 안정된 상태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현재 여러분의 감정과 생각을 주목해 봅시다. 어떤가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우리는 단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자기 연민과 자기혐오, 두려움과 욕망 등 여러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 결과로 누군가는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고 방구석에서 유튜브만 보게 되고, 누군가는 기계적으로 학교를 다니고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터닝포인트의 대가 윌리엄 브리지스는 터닝포인트의 단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끝 -> 중간 지대 -> 시작'


우리는 전환점에서 '시작'부터 하려고 하지만, 올바른 길은 '끝'이 먼저입니다. 윌리엄 브리지스는 '시작'부터 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터닝포인트를 넘기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먼저 내가 가지고 있는 과거와 부정적 감정을 끝내야 합니다



예시에 앞서 용어 한 가지를 설명하자면, '놓아버린다'는 말은 감정에 저항하지 않고 흘려보낸다는 뜻입니다. 감정이 찾아왔음을 인정하고 느껴지는 에너지에 저항하지 않고 그저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감정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감정은 그동안 저항했기 때문에 남아있었을 뿐입니다. 



끝을 낸다는 것에 대해 명확한 방법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대2병에 걸린 한 남자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대2병에 걸렸으니 12년 동안의 학교 생활로 적응해 버린 몸과 마음의 습관과 그에 따른 감정을 놓아버려야 합니다. 



매일 학교에만 가도 같이 놀 친구들이 차고 넘치는 학교 생활을 놓아버릴 수 있을까요? 항상 시간이 되면 점심과 저녁을 먹는 규칙적이고 정해진 생활을 놓아버릴 수 있을까요? 이렇게 사소한 상황에 관한 감정들을 먼저 놓아버리면, 그다음



항상 남들이 목표나 길을 정해주면 그 길을 따르기만 했던 생활을 놓아버릴 수 있을까요? 새로운 목표를 찾지 못할 거란 두려움을 놓아버릴 수 있을까요? 나는 다시는 사람구실을 못할 거라는 자기 연민과 두려움을 놓아버릴 수 있을까요? 




이렇게 사소한 일부터 중심적인 감정과 상황을 모두 놓아 버리면 자신이 사실은 아주 평범하고 당연한 상황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용기를 갖게 되어 행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감정이 고요한 상황에선 생각이 줄어들고, 생각이 없는 행동은 '직관적인 행동'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직관의 행동에선 다음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상태에 들어서면 사업이 갑자기 성공하고, 알맞은 시간과 장소에 원하는 인력이 나타나고, 꼭 필요할 때 돈이 들어오고, 인간관계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등 삶이 마법처럼 펼쳐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시간은 우리 주위를 마구 휘어지고 굽이쳐 지나갑니다. 시간에 대한 감각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이 한 달에 할 일을 며칠 만에 해내기도 합니다. 이 상태에서는 풍부한 사랑, 기쁨, 평화, 조화, 감사 같은 느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中



우리는 생각을 해야 목표를 찾고 뭘 해야 할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실은 정반대입니다. 생각을 하지 않는 '직관'의 경지에서 우리는 저절로 뭘 해야 할지 알게 됩니다. 남들은 대학 생활이 끝날 때까지 할 일을 찾지 못해서 결국 남들이 하는 걸 따라 하지만, 여러분은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주체적이고 당당한 자세로 즐기는 일을 하게 됩니다. 



왜 이러한 직관의 상태,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는 풍부한 사랑과 감사를 느낄 수 있을까요? 생각은 에고가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에고는 구름과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사랑과 '진짜 나'는 태양과 같습니다. 태양은 언제나 빛을 비추고 있지만, 구름이 잔뜩 끼어 있으면 빛이 가려지곤 합니다. 감정을 놓아버리고 생각이 사라지면 우리는 조건 없는 사랑을 맛보게 됩니다. 우리는 원래 뭘 해야 할지 알고 있습니다. 구름이 그걸 가리고 있어서 보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대2병, 실직, 취업준비, 입시 등 여러 상황에서 위기를 헤쳐나갈 때 가장 빠른 방법은 '지식'과 '정답' 수준에서 해결하는 게 아니라 '감정' 수준에서 위기를 해결하는 겁니다. 저는 대2병은 지성적으로 해결하려 들었고 5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원하는 게 뭐고, 갖고 싶은 게 뭔지 적었습니다. 책을 찾아보면서 답을 얻어냈습니다. 그러나 감정 수준에서 해결했다면 단언컨대, 6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을 겁니다. 



감정 수준에서 위기를 해결한다는 것은 문제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외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문제는 내부에서 발생합니다. 이런 관점의 전환이 성장을 촉진합니다. 



우리는 감정을 다루는 훈련을 청소년기에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훈련을 거치는 데 6개월이 걸릴 뿐이지, 만약 감정을 다루는 훈련이 되어 있다면 그보다 훨씬 빠르게 모든 위기 처리를 해나갈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는 나는 이미 뭘 해야 할지 알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걸 보지 못하게 만드는 부정적 감정을 놓아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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