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고

너와 닮아지기

by 공운

어느 날, 네가 내게 물었어.

“너는 어떻게 내가 좋아한다고 한 걸 그렇게 잘 기억해?”


순간, 숨이 막혔어.

마치 네가 내 마음을 다 알아챈 듯한 느낌이었거든.

목덜미가 뜨끈해지는 감각에, 나는 애써 웃었어.

“네가 좋아하는 건, 내가 좋아하는 거거든.”


그 말이 네게 농담처럼 들리길 바랐어.

하지만 한편으론, 너라면 이 속뜻을 알아채주지 않을까 싶었어.


너와 나는 닮은 점이 많아.

웃음이 많고, 어색함을 못 견뎌하고.

좋아하는 이야기를 할 땐 끝이 없지만,

낯선 자리에서는 입을 꾹 닫아버리지.


이렇게 너와 닮은 걸 하나씩 찾아가는 건,

왜인지 빙고 게임을 하는 것만 같아.

네가 모르는 네 취향을 먼저 알아채는 것도,

왠지 나만의 비밀처럼 새겨지고.


너는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알고 있을까.

너를 좋아하는 마음까지, 혹시 눈치챘을까.

그냥 네 곁에 머무르는 것만으로 충분한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자꾸 욕심이 나.


네가 내가 읽던 책을 보고 있는 것도.

내가 좋아한다고 했던 음악을 네가 듣는 것도.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같은 것도.

인생 영화가 ‘인터스텔라‘로 같은 것도.


이런 우연들이 쌓이면,

어쩐지 운명이라 이름 붙이고 싶어.


내가 좋아하는 걸 네가 좋아할 때마다,

우리의 간극이 좁혀질 때마다,

나는 기대하고 있어.


그래서 믿게 돼.

너와 함께하는 사랑은, 아마 완벽에 가까울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