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공무원의 질병휴직 이야기

[교행일기#39] 9개월, 재정비 시간

by 짱무원

안녕하세요, 짱무원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저는 작년 봄에 질병휴직을 신청하고 12월까지 쉬는 시간을 가진 뒤, 1월 1일 자로 복직하였습니다. 오랜만에 브런치에 직장인의 신분으로 다시 글을 쓰려니까 조금 떨리는 것 같습니다.


1. 질병휴직에 들어간 계기


- 저는 우울증이 심해져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공무원으로 평생 일할 생각을 하니 갑갑하였고, 작은 행정실에 갇혀 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발전이 없다고 느껴져서 자꾸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일하면서도 업무에 집중을 못하고 자꾸 다른 것에 빠져들어 어느 순간 업무를 회피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하는 것보다 차라리 다른 공부를 하는 게 더 즐거웠습니다. 행정실에서 일하다 보면 교육청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많은데, 제출 기한을 자주 어겼습니다. 질병휴직 기간에 받은 종합 감사 때 저는 결국 개인 경고 처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 이대로 가다가는 업무 펑크를 크게 내겠다 싶기도 했고 실장님께서도 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고 그걸 보는 저도 스트레스가 심해졌었습니다. 질병휴직 사유가 우울증인만큼 (안 좋은) 소문이 날 것도 고려했고, 중간휴직이라서 말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이미 정신의학과에 2년 이상 다니던 상태였고 의사 선생님도 휴직을 추천하셔서 수월하게 진단서를 받았습니다.


2. 질병휴직 기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 병원 꾸준히 내원. 헬스장 다니며 운동. 국내 여행, 취미 생활 즐기기 등을 통해 정신 건강 챙기기.


- 잠시 이직 준비. 사기업 알아보면서 여기저기 이력서 내고 면접 보러 다니기.


3. 질병휴직 기간 중 주의할 점


-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저 같은 경우 해외여행이 불가능했습니다. 출입국 증명서를 두 번 제출했고, 쉬면서 한 번도 해외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해외여행이 조금 그리워지더라는…)


- 아무리 출근을 안 하고 있다 해도 신분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행실은 조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음주운전을 한다던지,. 법을 위반하는 일은 하면 안 되겠죠.


- 가끔 행정실에서 연락이 와서 ‘서류 제출’을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기한 잘 지켜서 서류를 제출해 주면 깔끔합니다.


4. 질병휴직 복직하면서 달라진 점


- 제가 계속 우울하던 이유 중 하나가 제 직업에 만족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공시생 시절 교행이 하는 업무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공부하던 저도 문제긴 합니다. ‘다양한 잡일들’은 자긍심 고취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 이직하여 교행으로 들어온 언니들이 저에게 늘 하던 말이 ’다른 곳에 다녀와보면 교행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알 것이다.‘라는 조언이었습니다. 물론 이곳이 제 생애 첫 직장이라 자꾸 흔들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휴직 기간에 잡코리아에 들어가 이력서를 내고 여기저기 면접을 보러 다녔었는데, 자세히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공무원 밖 세상은 생각보다 정글 같았고 저에게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나쁜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본인이 다니는 직장에 100퍼센트 만족하며 다니는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무언가가 늘 불만이지만, 어쨌든 돈은 벌어야 하니까 다니는 것이겠죠. 저 역시 마음가짐을 조금 달리해보려고 합니다. 직업을 통해 엄청난 보람을 얻으려고 하면 오히려 괴리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매일 소소한 목표를 세워 하나씩 이뤄나가는 것에도 소소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저는 다음부터 다시 교행 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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