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행일기#39] 9개월, 재정비 시간
안녕하세요, 짱무원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저는 작년 봄에 질병휴직을 신청하고 12월까지 쉬는 시간을 가진 뒤, 1월 1일 자로 복직하였습니다. 오랜만에 브런치에 직장인의 신분으로 다시 글을 쓰려니까 조금 떨리는 것 같습니다.
- 저는 우울증이 심해져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공무원으로 평생 일할 생각을 하니 갑갑하였고, 작은 행정실에 갇혀 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발전이 없다고 느껴져서 자꾸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일하면서도 업무에 집중을 못하고 자꾸 다른 것에 빠져들어 어느 순간 업무를 회피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하는 것보다 차라리 다른 공부를 하는 게 더 즐거웠습니다. 행정실에서 일하다 보면 교육청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많은데, 제출 기한을 자주 어겼습니다. 질병휴직 기간에 받은 종합 감사 때 저는 결국 개인 경고 처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 이대로 가다가는 업무 펑크를 크게 내겠다 싶기도 했고 실장님께서도 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고 그걸 보는 저도 스트레스가 심해졌었습니다. 질병휴직 사유가 우울증인만큼 (안 좋은) 소문이 날 것도 고려했고, 중간휴직이라서 말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이미 정신의학과에 2년 이상 다니던 상태였고 의사 선생님도 휴직을 추천하셔서 수월하게 진단서를 받았습니다.
- 병원 꾸준히 내원. 헬스장 다니며 운동. 국내 여행, 취미 생활 즐기기 등을 통해 정신 건강 챙기기.
- 잠시 이직 준비. 사기업 알아보면서 여기저기 이력서 내고 면접 보러 다니기.
-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저 같은 경우 해외여행이 불가능했습니다. 출입국 증명서를 두 번 제출했고, 쉬면서 한 번도 해외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해외여행이 조금 그리워지더라는…)
- 아무리 출근을 안 하고 있다 해도 신분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행실은 조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음주운전을 한다던지,. 법을 위반하는 일은 하면 안 되겠죠.
- 가끔 행정실에서 연락이 와서 ‘서류 제출’을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기한 잘 지켜서 서류를 제출해 주면 깔끔합니다.
- 제가 계속 우울하던 이유 중 하나가 제 직업에 만족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공시생 시절 교행이 하는 업무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공부하던 저도 문제긴 합니다. ‘다양한 잡일들’은 자긍심 고취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 이직하여 교행으로 들어온 언니들이 저에게 늘 하던 말이 ’다른 곳에 다녀와보면 교행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알 것이다.‘라는 조언이었습니다. 물론 이곳이 제 생애 첫 직장이라 자꾸 흔들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휴직 기간에 잡코리아에 들어가 이력서를 내고 여기저기 면접을 보러 다녔었는데, 자세히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공무원 밖 세상은 생각보다 정글 같았고 저에게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나쁜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본인이 다니는 직장에 100퍼센트 만족하며 다니는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무언가가 늘 불만이지만, 어쨌든 돈은 벌어야 하니까 다니는 것이겠죠. 저 역시 마음가짐을 조금 달리해보려고 합니다. 직업을 통해 엄청난 보람을 얻으려고 하면 오히려 괴리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매일 소소한 목표를 세워 하나씩 이뤄나가는 것에도 소소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저는 다음부터 다시 교행 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