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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호 Mar 26. 2018

여행에 대하여

[WIDE]  여행 with The VIBE


글 시작에 앞서, 여행에 대한 뜻을 

네가지로 나누고자 한다.

여행에 대한 네 가지 생각. 


나의 여행. 같이가는 여행. 당신의 여행

함께 나눌 수 있을 같은 느낌의 여행.


이 네가지 뜻을 생각하며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여행의 시작과 끝도 의지와 상황에 관계없이

로 시작해서 로 끝나기 마련이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가더라도, 나와 함께

오랜 세월 살아온 가족들과 가더라도,

또, 혼자 가더라도. 결국 발걸음을 떼는 것도

나이고,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하는 것도,

나[余]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는 어릴때 가족들과 독일에 오래 있었다. 부모님께서 결정하으로,

나의 생후, 첫 여행이었을 것이다.



나 여[余] 다닐 행[行]
나의_ 여행_ [余 行]



누구나 한번쯤은 여행에 대한 생각이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 그 변화의 정도와 시기, 계기는 모두가 다를 것이다. 필자는 그 계기가, 2013년 7월의 여행이었다.

세부의 아이들과 / 세부. 라푸라푸 시티


그동안은 주로 부모님이 나와 내 동생을 데리고 다니던 여행이었고, 장소에 대한 결정권도,

짜여진 일정속에 방문할 장소들에 대한 선별권도,

부모님을 따라다닐 우리들이 입을 옷도,모두 부모님이 결정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부모님이 마음대로 한 여행이 라고 말을 하는 것아니다.

다만, 이전의 이런 여행과는 달리 시작부터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고, 무엇을 하고 싶고,

누구와 가고 싶고, 가서는 무엇을 먹을 것이며

무슨 옷을 입고, 어디서 잠을 자야할까 에 대한

모든 고민들의 주어의 전부, 혹은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나'가 되며 그 변화가 시작되었던 것 같다.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13년 7월 세부로의 여행은 완벽한

余行 이었다.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휴양지로의

첫여행이었고, 모든 일정과 계획은 나와 내 친구

 2명에 의한 것이었다. 여행의 주체만 보면 余行 

보다는 함께 간 與行 ː 더불여[與] 다닐행 [行]

더 적절한 표현인 것 같지만, 앞서 말한 것 처럼

이전과는 다른 여행을 하기로 결정함에 있어 내가 주체가 되었기 변화의 정도는 더욱 컸으리라.






그렇게 떠난 나만의 余(與)行에선 이전여행과는

다른 공기의 온도를 느낄 수 있었고, 만의 보폭을 뗄 수 있었으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 들에 대한 관심과 여유를 느끼고, 만지고, 맡고, 먹고, 느낀 것에 대한 온전한 나만의 색을 정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것들은 나의 것이 되었고, 나를 이루는

또 다른 근간이 되었다.


나는 여행을 갈 때 귀찮더라도 꼭 사진기를 들고 간다. 내가 가져간 나만의 시선과 그때 내 기억으로 남길 공기와 공간의 색깔을 남기기 위해서.



그 소중한 기억들 중 하나인 피렌체의 색

https://brunch.co.kr/@gonowtaeho/3



그렇게 해서 내게 여행을 다녀오고 남게 된 것들은

소중한 나[余]의 것들이다. 나의 눈 높이와. 내가 특별히 강하게 느꼈던 그날의 색깔. 그날/ 그 시간/ 그 공간에서 내가 남기고 싶었던 나만의 것들.


이것들이 그 여행의 색,
그 자체가 된다. 

그래서 이러한 사진들을 계속 남기는 지모른다.


광장에서 날 좋은날 / 스위스 베른







이따금씩 사람들이 표현하기를 ,

나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을 때 여행을 떠나기도.

일상에 지쳐 새롭게 나를 충전하고 싶을 때 여행을 가기도. 이따금씩 내가 진정하고 싶은 것무엇 인지를 생각하며 버킷리스트를 적을 때 꺼내어 들 수 있는 단어[單語]그래서 여행이 아닐까.

혼자 떠나는 余行이든, 함께 가는 與行이든.



더불어 함께 다른이들과 가든, 가서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든, 나 혼자 떠나는 여행이든, 출발점 나 라는 것을 모두가 새삼 알지 못하는 사이에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당신의 여행[汝行] 은 어땠는지.

나와 비슷하거나 같은 느낌을 받은 여행 [如行]

순간은 있었는지.

너 여[汝] / 같을 여[如] 다닐 행[行] 


 

汝行에 대한 기억과 추억 혹은 앞으로의 계획으로, 들뜨고 설레는 기분으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기를.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여행에 대한 기억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서로의 색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WIDE AT THE V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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