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21년 5월 19일 (수) / 37일 차

by 곤잘레스 파파

2021년 5월 19일, 수요일 (37일 )

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강정 숙소 → 스테이 위드 커피 (★★★★)

→ 사계해변 (★★★) → 스모크하우스 인 구억 (재방문)

→ 벨진밧 → 금악오름 (★★★★★) → 강정 숙소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내일 이른 새벽 배로 제주를 떠나기에

사실상 오늘이 마지막이다.

떠날 준비를 하려니 아침부터 분주하다.

부랴부랴 이불 빨래를 건조하고,

남은 택배를 추가로 부쳤다.


느지막이 제주 서부로 향했다.

가기 전 날, 날씨가 참 좋다!

오늘도 용머리해안은

11시 이후부터 만조라 출입이 금지됐다.

결국 마지막 날까지 ㅠㅠ


산방산 풍경이 아쉬워

산과 바다가 잘 보이는 해변 인근에 카페에 들렀다.

카페 앞바다는 사계 해변이라고

지질 트레일이 멋진 곡선을 자랑했다.


곡선이 아름다운 사계 해변 트레일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여유 있게 담기에

아주 좋은 곳이었다.

그랜드 캐년의 축소판 같은

사계 해변 트레일은 이국적인 면모를 지녔다.


바다는 늘 옳다!

한참을 해변에서 물장난을 치다

옷과 신발이 다 젖었다.

그리고 해변이 보이는 카페에 앉아

아이들과 과자를 나눠 먹었다.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손이 많이 가고 말 안 듣는

5살, 3살 아이들을 데리고

참 많이도 다녔다.



엄마와 아이의 모습이 참 사랑스럽다.

모처럼 행복하고 여유로운 모습에

가족의 울타리 아래 편안함을 느낀다.


제주의 마지막 만찬은 스모크하우스의 버거로 결정했다.

마지막 만찬이니 배불리 푸짐하게 시켰고,

역시나 아이들 입맛에는 제격이다.


인근에 박한별 카페로 유명한

벨진밧이라는 카페가 있다.

제주 사투리로 별이 떨어진 밭이라는 뜻이다.

멀리서도 연예인 포스가 물씬 느껴지는

박한별 사장이 카페 곳곳을 손보고 있었다.


같이 일하는 직원 분들과,

일을 도와주시는 분들과

팔 걷어붙이고 무거운 짐을 나르며

친근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연예인답지 않아 좋았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반려동물을 배려한

카페 공간이 좋았고,

곳곳에 인테리어도 딱 내 스탈이었다.

커피 맛도, 곳곳에 편하게 쉴 수 있는 의자들도

나쁘지 않아서 벨진밧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도 원없이 뛰어놀고,

나와 아내는 그 모습을 원 없이 담는다.


벨진밧의 아이들


제주 살이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많은 인파가 몰리는 금악오름이다.

일몰 시간에 맞춰 해지는 모습에

멋진 가족사진을 피날레로 담고자

아이들을 데리고 끙끙 올랐다.


아이와 올라가기에는 약간은 버거운 오르막이다.

다행스럽게 첫째가 꿋꿋하게 올랐고

둘째가 유모차에서 잠드는 바람에

약 15분 남짓 걸어 오를 수 있었다.

가족들 모두 체력이 좋아졌다.

이 오름 정도는 그래도 가뿐히 오를 정도로.


라스트 데스티네이션, 금악오름에 오르다


왜 금악오름에 인파가 몰리는지.

왜 금악오름이 명소가 됐는지.

올라보면 안다!


이효리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된 것도.

효리네 민박의 노을 명소로 이름값을 탄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좋은 경관 놓치지 않는 방송국 놈들이

이 좋은 곳을 가만둘 리 없지.


동으로 우뚝 솟은 한라산이 수묵화처럼 빛났고,

서로 제주의 서해안 노을이 한눈에 펼쳐진다.

멀지 않은 곳에 비양도, 신창 해안도로,

수월봉, 차귀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오름 복판에는 왕매라는 호수가 있다.

마른날도 있다고 하는데

오늘은 그래도 얕게 물이 차 있다.

왕매 주변으로 돌탑들이 즐비하다.

많은 이들의 소원이 오름 복판에 담겼다.

어떤 소원이든 그들의 꿈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아직 소원의 의미를 모르는 지음이도

낮은 돌탑 위에 돌 하나를 얹었다.

아이를 대신해 빌었다.


우리 가족이 또 이렇게 살이를 하러 올 수 있길...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의 풍경을 참 좋아했다.

엔딩 씬이 꽤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오래 남았는데,

세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순간을 담는 사진기사가

일생일대 한 장면에서 셔터를 누르지 않고 순간을 담았다.

그 장면이 오래도록 사진으로 기억되기보다

그저 마음속에 담아 두기 위해서.

지난 서른일곱 날 사진 찍느라 바빴던

내게도 그런 장면이 있었을까.

오늘까지 만여 장의 사진과 영상을 담았다.

나중에 이 사진들을 추려보기도 겁나지만,

B컷 하나도 지울 수 없는 게

모든 기억들을 지우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아이들도 크면 이런 사진들을 보며

이 날들을 추억할 수 있을 테니까.


서른일곱 날.

모든 날이 새로웠고, 모든 장소가 경이로웠다.

끝나는 시점에 아쉬움은 남지만,

그럼에도 정말 좋았다!


뭐, 대단한 소회도 필요 없다.

네 가족 모두 무사히 건강하게 일정을 마쳤으면 됐다.

우리는 대단한 일을 해낸 거다!!!


잘했다. 두 아이들도, 아내도,

그리고 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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