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돌오름 하이디

2021년 5월 18일(화) / 36일 차

by 곤잘레스 파파

2021년 5월 18일, 화요일 (36일차) 안돌오름 하이디


강정 숙소 → 안돌오름 비밀의 숲 ( ★★★★)

→ 금백조로 가든 (★) → 제주 레일바이크

→ 연돈(재방문) → 강정 숙소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늘이 육지로 돌아가는 날이다.

오늘부터는 보너스 2일이다.

욕심을 비우고 더 볼 수 있는 만큼 만족하고 돌아가야지.

아침부터 하늘이 갠다.

날도 좋고, 기분도 좋고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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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돌오름 비밀의 숲, 안돌오름 하이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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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돌오름 비밀의 숲은 예술이다.

너른 초원과 신비한 편백나무 길이

마치 동화 속 요정들이 살 것처럼

묘하게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아이가 숲길을 걷고, 초원에서 뛰어노는 모습이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닮아

안돌오름 하이디라 붙여봤다.


아이들이 넓은 초원에서 하이디처럼 뛰놀았으면 좋겠고,

파트라슈처럼 동물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돈키호테처럼 이룰 수 없는 꿈도 꾸고,

불가능한 것들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고.

이름과 달리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이미 인스타 핫플이 된 비밀의 숲에 더 이상 비밀은 없지만

각자가 담는 스냅사진 속에 서린 꿈들이 빛나길 바란다.


제주 동부 레일바이크 가는 길


오늘과 내일은 각각 동부와 서부로 나눠

마지막으로 꼭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찾기로 했다.

그래서 제주살이의 멋진 가족 스냅샷을 담기 위한

동부의 안돌오름 비밀의 숲과

멋진 노을을 볼 수 있는

서부의 금악오름을 양일간 가볼 계획이다.


안돌오름 비밀의 숲은

생각보다 넓지는 않아서 두 시간이면 돌아보기에 충분하다.

아이들을 위한 플러스 알파가 필요할 것 같아서

급히 주변 검색을 한 끝에 제주 레일바이크를 태워주기로 했다.

레일바이크는 약 30분 가량 정도 자동 기차를 타고

용눈이 오름 인근을 돌아보는 코스다.

바이크라고 해서 열심히 페달을 밟아서 가야되는 줄 알았는데

아이들을 배려해 자동이란다.

하체부실인 아빠라 이런 액티비티는 감사할 따름.

하늘의 구름도 멋지고

용눈이 오름의 곡선도 참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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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더 재밌고 멋진 풍경들이 많이 들어온다.

여러 명소들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갔지만

어딜 하나 의미를 두지 않을 곳이 없었다.

비밀의 숲이나 레일바이크는

워낙 제주의 자연 경관을 잘 살려

관광객들에게 호응이 높은 곳이나

다른 명소들처럼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은 없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청초밭처럼 아이들이 자유롭게 동물들과 어울려 뛰어놀고

소똥 향 풍기는 그런 곳이 더 정겹다.

지난 한달간 정들었던

강정 숙소의 짐들을 조금씩 정리했다.

일단 급한 것들은 택배로 부치고

남은 것들은 차에 어떻게든 넣어봐야지.

짐들을 정리하니 조금은 떠나는 기분이다.

아이들도 많이 서운하겠지...


지금 이 시간들을 기억이나 할까.

몇 년이 지난 뒤 지금 왔던 곳들을 다시 와보면 어떨까.

서귀포 곳곳에 두음이들의 정취가 남아있을테니.


저녁은 아내가 지난 밤 운좋게 당첨된 ‘연돈’에 또 가게 됐다.

역시나 맛의 퀄리티는 변함 없었고,

전보다 더 여유있게 주방을 관망하고,

늦은 밤 식당을 찾은 손님들을 조망하니

이 곳에 온 느낌이 더 와 닿았다.

우리처럼 몇 번을 성공한 팀도 적지 않았다.

온종일 낮잠 한 번 자지 않은

첫째의 체력에 감탄하며

마지막 밤바다 구경이 될지도 모를

법환 포구 일대를 돌았다.


서귀포 앞바다에 진한 아쉬움이 감돈다.

매일 밤 찾은 밀려 나간 파도는 지척에 있다.

보너스 같은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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