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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잘레스 파파 Feb 14. 2022

[마흔에세이 12] 골골대는 날들

점점 부양가족의 신세가 되가는 가장.

자고 일어났는데

편두통이 심하다.

왼쪽 뒷목이 뻐근했는데

왼쪽 관자놀이까지 영향을 받았는지

찌르는 듯 한쪽 머리가 쑤셔온다.


잠버릇이 그렇게 심각한 편도 아닌데

간밤에 음주를 과하게 한 것도 아닌데

주말간 약간 무리했던 일정의 영향인가.


한쪽 눈을 뜨고 있기도 힘들 정도의

통증에 결국 인근의 마취통증과를 찾았다. 


몸상태가 우려돼 

가는 길에 증상들을 참고해 

검색한 결과

"3차 신경통" 같기도 하고,

"경추염좌" 같기도 하고,

아니면, 뇌졸중 전조증상 아니야-_-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집에 경제활동을 하는 건 

나밖에 없는데 

내가 아프면 우리 어린 딸들은

어떻게 키우지... 

걱정은 늘 꼬리를 문다. 




증상을 듣더니 

의사 선생님은 한 번에 

고개를 끄덕이며

목 주변 여러 곳을 눌러보고,

X레이를 찍어보자고 하신다. 


한 열장은 찍었나. 

앞뒤옆... 자세를 다르게 하고

여러 번 촬영을 한 끝에

진단결과는 '거북목 가기 전 일자목"으로 인한

"경추 통증"인 것!


다행히 걱정했던 결과와는 달랐지만

이 상태가 계속되면 

거북목 증후군이나

심하면 목 디스크도 올 수 있다는

겁을 주신다. 


아직 심한 단계는 아니라서 

물리치료만 하고 

주사치료는 더 아프면 

받기로 했다. 


마흔이 넘어가니 

몸 여러 곳에서 이상 증후가 나타난다.


아이를 무리하게 안고 다니다

손목 염좌가 생긴 지 두어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오른손에 힘을 못 주고 있다.


술을 맥주 1잔, 막걸리 1병 

이렇게 마셔도 뒷목이 뻐근하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조금만 과하게 계단을 올라가도

심장은 왜 그렇게 뛰어대는지

협심증 의심도 든다. 


이젠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이것저것 따져서 

되는 조건보다 안 되는 조건이 

더 많아지는 나이.


마흔이면 아직 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체의 전성기가 꺾이는 것 같다는 

의심은 지울 수 없다. 


아직 20년은 더 넘게 

회사생활을 해야 하고,

20년 가까이 더 아이들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라면

몸관리도 해야 되는데


평소 시간도 없고 돈도 없다는

핑계 삼아 

운동은 뒷전에 두는 일이 많다. 




작년부터 벌써 물리치료만 

세번 넘게 받았다. 


고관절부터 시작해

손목, 경추까지...

성한 곳이 없다. 


무리한 신체활동을 한 적도 없는데

이상신호는 사전예고 없이 오기 마련이다. 


몸이 아프면

가장 먼저 드는 걱정은

부양가족에 대한 책임감인데

점점 부양가족이 될 것 같은 예감에

병원을 나오는 길이 씁쓸해졌다.


아직, 더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많은데.

더 나이 들기 전에 

청춘의 날들이 쉽게 가지 않도록

체력관리부터 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마흔을 즐기기 위한 

전제 조건을 달기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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