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몸이 아팠던 고등학생 마이클은 하교하던 중 한 건물 앞에서 토하며 쓰러지고, 그 건물에 살던 한나가 그를 집까지 데려다 준다. 건강을 회복한 마이클은 그 건물을 찾아가 한나에게 감사인사를 하러갔다가 연상의 그녀와 동침하게 된다. 관계를 시작하기 전 한나는 마이클에게 늘 책을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책 읽기, 같이 샤워하기가 그들이 사랑을 나누기 전 준비과정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런 말도 없이 그녀는 사라지고 그렇게 8년이 흐른 뒤, 마이클은 법대생이 되어 친구들과 전범 재판을 관람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피고인으로 앉아있는 한나를 보게 된다. 다른 피고들 중 한 명이 한나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모함을 하자 한나는 억울함을 호소한다. 필적감정을 위해 재판관은 한나에게 글씨를 써보도록 하지만 그녀는 불복한다. 마이클은 그녀와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그녀가 문맹임을 알아챈다. 자신이 문맹임을 숨기기 위해 본인이 하지 않은 죄까지 뒤집어 쓰려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마이클은, 억울하게 누명을 쓸 위기인 그녀가 문맹임을 재판관에게 말해야하는지 아버지에게 상담을 받는다.
“네가 어렸을 때 엄마가 네게 무엇이 좋은지 너보다 잘 알고 있으면 네가 마구 화내던 것 생각 안 나니?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도 그런 이야기를 어느 수준까지 하는 게 좋은 건지가 정말 문제겠지. 이것은 철학적인 문제야. [...] 하지만 어른들의 경우에는 내가 그들에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들 스스로가 좋다고 여기는 것보다 우위에 두려고 하면 절대 안돼.”
”나중에 가서 그들 스스로 그로 인해 행복해질 경우에도 말인가요?” 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우리는 지금 행복이 아니라 품위와 자유에 대해서 말하고 있어. 넌 아주 꼬마였을 때부터 그 차이를 잘 알았잖니. 엄마의 말이 늘 옳은 것이 네겐 별로 맘이 편치 않았잖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 그 사람의 치부를 세상에 드러내야 하는 일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는 자신이 가진 것을 내보이기 위해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자신이 가진 것을 숨기기 위해 살아간다. 그녀에게는 행복보다 품위가, 품위보다는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