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마케팅 수업 -박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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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과는 상관없어 보였던 건축설계라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지만, 내가 학생 때 했던 설계수업의 과정들이 이 책에 나오는 마케팅이라는 것과 굉장히 일맥상통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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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마케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굉장히 좋은 기본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책도 작고 얇아서[e북이라 그런 게 아니라 종이책도..] 굉장히 쉽고, 부담 없이 재밌게 읽어나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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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를 위해 이곳에 이런 형태의 이런 기능의 건물을 왜 지어야 하는가를 교수님들에게 설득하는 방식의 수업을 5년 동안 해왔는데, 그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이 책에 나오는 마케팅의 과정과 비슷해 보이는 점들이 많아서 신기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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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소개되는 단어들이 나의 영역에서 다른 단어들로 치환되어 보이기도 했는데,
내가 설득해야 하는 교수님은 고객 혹은 시장으로, 시장조사는 나에게 대지[SITE] 조사로, 또 내가 대지조사를 했던 방법들은 SWOT[정확히 SWOT이라는 표현이라는 것을 쓰진 않았었지만]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외에 STP나 4P 같은 용어들도 졸업작품의 프로그램 등을 생각할 때 일부 고려했던 사항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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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는 전문용어의 사용 유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SWOT이 무엇이고 STP나 4P가 무엇이냐는 말에 바로 무엇이다라고 대답할 수 없는 우리는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지만, 사실은 자신의 영역 어디에선가 마케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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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과정들에서도 하나하나 어떤 부분이 어떤 부분으로 대응되는지 일일이 따져보거나 정리하며 읽진 않았지만, 읽으면서도 거의 대부분의 부분이 건축설계과정과 대응된다고 느꼈다. 그리고 비단 건축의 설계과정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어떤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은 꼭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논리적인 사고를 기르기 위해 필요한 책?이라고도 소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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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실무를 하는 지금은 학부시절과 같은 과정으로 설계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사실 나는 학부 때 했던 설계과정을 굉장히 즐겼기 때문에 일주일에 이틀은 거의 밤을 새야 과제를 할 수 있었던 힘든 학부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이 마케팅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쩌면 나는 마케팅이란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