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협력, 성장이라는 단어가 화두다.
"성장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지식을 배우는 일? 기술을 배우는 일? 인간관계를 넓히는 일? 자신의 일을 더욱 지속발전시키는 것? 이것으로는 좀 부족한 것 같고. 더욱 사람다운 사람? 그렇다면 더욱 사람다운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 일까? 지난 성인들을 떠올려 볼까. 예수님이든 석가모니든, 달라이 라마든 모두 얼굴이 온화하다. 그런 미소를 가진 사람이 성장한 사람일까? 어떤 일을 마주하든 여유롭게 미소짓는 사람? 백화점에 가면 친절한 분들 참 많은데. 내 생각엔 성장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되, 내가 아닌 다른 사람도 고려하는 것이고, 눈 앞에 닥친 일들을 넓은 스펙트럼과 깊은 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안목이며, 내가 필요없는 것을 주는게 아닌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에게도 소중한 것을 건네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쓰고 보니, 너무 이상화 시켜 버린게 아닌가 싶지만 그래도 이러한 방향으로 삶이 조금씩 변화한다면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2016년 처음 영화라는 것을 아이들과 찍었는데 그 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처음 치고는 카메라, 삼각대, 그리고 전문 녹음도구인 붐마이크도 있었으니, 꽤 럭셔리하게 시작한 것 같다. 진행하는 사람도 뭘 하는지도 모르고 하는 아이들도 뭘하는지 모르는 데 우린 참 재밌게 촬영했었다. 우리반에서 시사회하는데 아이들이 왁자지껄 웃었던 것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처음 함께 촬영했던 4학년 친구들이 시간이 지나 벌써 중학교 3학년이 되었다. 작년에 영화 관련 책을 쓰게 되면서 그 당시 영화 주인공이자 우리반 이었던아연이와 선우를 집에 초대를 해서 저녁을 함께 먹었다. 그런데 신기한게 우리가 5년만에 만났는데 어색함은 5분도 안되서 사라지고, 아연이는 스테이크를 준비안하고 파스타를 준비했다며 나를 타박했다. 함께 왔던 어린 선우는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사춘기가 도래한 것 같았다. 그 때 우리가 나눈 대화는 딱히 뭐 없었다. 세상을 구한다느니, 어떤 직업을 한다느니, 이런것도 없고, 그냥 지금 자기들이 뭐하고 있는지 이야기하고 나도 이런저런 요리(?)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전과 조금 달라진 건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있는 일을 전보다 분명히 이해하고 있고, 이 친구들도 자신들이 점점 더 관심있고, 경험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좋아요 혹은 싫어요가 아닌 감정을 담아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이야기 하는 걸 보니 많이 성장했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영화제작 이야기를 하며 참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나서 돌이켜 봤을 때 참 좋았다는 것을 듣고,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들이 소중했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닐까?
영화 만들면서 시나리오로 머리 싸매고, 장비구하느라 여기저기 전화 돌리고, 촬영하면서 했었던 수많은 실수들, 편집하면서 느꼈던 아쉬움들, 그리고 제작진 친구들과 함께 상영관에서 영화를 보는(나는 못 봤지만)것은 단순히 추억을 넘어서 비전을 가지고 협력해서 함께 성취감을 느끼는 무형의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과정을 여러번 경험하면서 이제 눈 앞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전보다 훨씬 수월하고 융통성있게 넘겨갈 수 있는 역량이 생겨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유투브가 대세다. 어른아이 할 것없이 유투브채널을 운영하거나 혹은 소비자로서 이용한다. 꼭 교사가 학생들과 만들지 않더라도, 대한민국 누구라도 주변 사람들과 협업해서 영상을 한 번 만들어 보길 추천한다. 처음 시작할 땐 소리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뮤직비디오 만들기가 정신건강에 좋다. 짧은 드라마도 좋고, 호러도 좋고 다 좋다. 참,, 재미있다. 만들 때 혹은 만들고 나서 이불킥이든 아니든, 시간이 지나도 두고두고 할말이 많이 생긴다. 아니 묵힐수록 서로 놀리기 좋다. ^____^
초4(아연) 중3(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