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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독하는 캔버스 Nov 11. 2022

일러스트레이터 송블리 작가님 인터뷰

2022년 11월 송블리의 대답


이번에 출품하신 작업물들이 대부분

꽃에 쌓인 소녀들 이미지이다.
작품 제작 배경에 대해 묻고 싶다.

꽃이 지는 모습을 가만히 보게 된 적이 있다.

그때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본 것 같다.

한 철 예쁘게 피어났다가 너무 빨리 져버리는 아름다움의 유한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그런 꽃의 모습이 사람의 인생과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작업을 전개해 나갔던 것 같다.


사람의 삶 중에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소녀의 모습이라 생각하여 소녀를 주로 작업하게 되었다.

꽃을 보면 자연스럽게 꽃말이 궁금해지는 것 같다.

래서 꽃말이 주는 영감을 담아 작업을 할 때도 있고, 내 기분이나 상황을 간접적으로 담을 수 있는 꽃을 찾아 그림을 그릴 때도 있다.



추구하고자 하는 작품 방향성이 무엇인가

지금은 꽃과 소녀라는 주제로 작품을 진행하고 있는데 관계성에 대한 부분을 확장해서 작업을 진행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의 삶 중에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소녀였다는 생각도 조금 바뀌는 것 같다. 이야기가 느껴지는 작품을 그리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꽃말을 가진 작업물이 궁금하다

말해줄 수 있는가

수선화이다.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 사랑이다.

르시시즘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나르시시즘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에서 유래된 말인데, 나르키소스가 물에 빠져 죽은 이유가 이상화된 자기애적 조작으로 인함이었기 때문에 통상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고 생각한다.


나르시시즘을 다른 의미로 바라보고 싶었다. 자기혐오에서 벗어나 본인을 더 사랑하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아 작업을 했기 때문에 수선화의 꽃말을 가장 좋아한다.



이 작업물이 눈에 띄는 것 같다.

이 작업을 제작할 당시 배경이 궁금하다.


매그놀리아. 목련이다.
목련은 거의 봄이 오기도 전 겨울의 끝자락에서 초봄 사이에 잠시 핀다.
아주 빨리 지는 모습이 속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느 날에는 공원을 걷다 목련이 땅에 초라하게 떨어진 모습을 보고 크게 상실감을 느낀 적이 있다. 당시 심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그 모습에서 나 자신을 본 것 같았다. 그 마음으로 목련과 소녀가 서로 감싸고 위로해주는 듯한 이 작업을 진행했다. 그림을 점점 완성하며 스스로 위로를 정말 많이 받았다.



작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특별한 계기가 없어 조금 쑥스럽다.(웃음) 미술을 전공했는데,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다. 권태로움을 그림으로 승화하다 보니 작업물이 많이 쌓였다. 보여주려던 그림이 아니고 나를 위해 그린 그림이다 보니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될 줄 몰랐다.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준비한 신작들이 물에 빠진 모습이 많다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작품 배경이 궁금하다

물에는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생명이 태어나기도 하고 생명을 빼앗기기도 한다. 그런 두 가지 측면을 가진 물이라는 매개체가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때 밀레이의 오필리아를 보았다. 죽어가는 오필리아를 그린 밀레이와는 다르게 물이라는 생명의 에너지를 품고 피어나는 꽃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나만의 오필리아를 그리고 싶었다. 작업물이 생각보다 좋게 나와서 만족스럽다.



작품 인지도가 급격하게 높아진 것 같은

작가님이 기억하는 순간이 있는가


이 작품인데, 습작처럼 시작했던 작품으로 손을 풀려고 그렸던 그림으로 사람들의 호응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 작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렸던 것 같다.


색감이 다정하고 따스하단 느낌을 받는다.

작품 색감 선정의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특별히 따뜻한 색을 쓰려고 하지는 않는데, 색감을 회화적으로 사용해서 그렇게 느끼신 것 같다. (웃음) 작품에 사람 피부 톤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데 피부에서 느껴지는 온기 때문일까?라고 잠시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유화 작업도 많이 했고 작업을 진행하던 방향이 있다 보니 겹겹이 쌓아 올리는 표현법이 익숙하다. 그 느낌이 따스하게 다가갔다는 사실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고 싶다.


이번 전시가 지나고, 당분간 작업 방향성에 대해 좀 더 고민해보고 싶다. 정말 하고 싶은 작업이 무엇인지, 어떤 위로를 찾아 떠나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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